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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전자, 총파업 현실로…최대 '100조 손실' 우려에 긴장감 고조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은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거대한 병목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업계에서도 삼성전자가 핵심 공급처로서의 지위를...

삼성전자, 총파업 현실로…최대 '100조 손실' 우려에 긴장감 고조

중노위 사후조정 최종 결렬…적자 사업부 성과급 지급 두고 평행선

21일부터 최대 18일간 총파업…반도체 호황기 속 공급망 타격 우려

이재명 대통령 “일부 이익 관철 위해 집단 무력 안 돼” 노조에 경고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투쟁 결의대회.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의 막판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노조가 예고했던 총파업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호황기에 접어든 시점인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생산 차질과 공급망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노조 “영업익 15% 균등 배분” vs 사측 “적자 사업부 과도 보상 불가”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는 20일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노위는 이날 노사 양측에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만 이를 수락하고 사측은 유보 입장을 밝히며 서명하지 않아 조정이 불성립됐다고 설명했다.

노사가 막판까지 평행선을 달린 핵심 쟁점은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의 성과급 지급 문제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제한 없는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도입과 함께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등 장기 적자를 기록 중인 사업부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급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안의 골자는 DS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이 중 70%는 DS 부문 전 구성원에게 균등 배분한 뒤 나머지 30%만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는 것이다.

반면 사측은 성과급의 전체적인 규모와 내용에는 합의했으나 적자 사업부에 대한 과도한 보상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삼성전자는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당사뿐 아니라 국내 다른 기업과 산업계 전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도 “지난 19일 오후 10시경 노동조합은 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으나 사측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20일 오전 11시 재개된 회의에서 사측은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끝내 최종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라며 “결국 중노위 진행에 따라 이번 사후조정 절차는 공식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라인 멈추면 한 달 공백…최대 100조 손실 전망에 긴장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이번 사후조정 결렬로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장기 총파업을 맞이하게 됐다. 파업 기간은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 18일간이다.

노조 측은 실제 파업에 최소 5만명 이상이 동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 파업이 반도체 생산 라인의 실질적인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은 365일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되어야 하는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미세한 공정 흐름이 한 번만 끊겨도 라인 내에 투입된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전량 폐기해야 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18일간의 파업 종료 후 자동화 라인을 재가동해 생산 수율을 평시 수준으로 회복하는 안정화 기간까지 고려하면 정상화에는 최소 2~3주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시적인 파업 선언이 실제로는 한 달 이상의 생산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파업에 따른 직접적인 생산 차질 피해액만 약 30조원, 라인 복구 비용 등을 포함한 직·간접적 경제 손실 추산액은 최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파업이 단행되는 시점이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AI 열풍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최첨단 D램 수요가 폭발하는 초기 호황기에 진입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은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거대한 병목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업계에서도 삼성전자가 핵심 공급처로서의 지위를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납기 지연이 현실화될 경우 대체재를 찾으려는 글로벌 고객사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 엄정 대응 기조 속… 삼성 “최악 막기 위해 끝까지 대화 노력”

이처럼 파업 리스크가 국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준으로 격상됨에 따라 정부의 움직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2차 사후조정 결렬 직후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노동 3권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거기에는 연대와 책임이라는 중요한 원리가 작동한다”며 “오로지 개인 몇몇 사람의 이익만을 위해서 집단적으로 뭔가를 관철해 내는 무력을 준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기업 노조의 총파업 강행 기조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연대와 책임을 강조하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전자 역시 최악의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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