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예고…공급망·AI 경쟁력 흔들리나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TSMC 등 대체 공급선 검토에 나설 수 있다"며 "공정 검증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 번 이탈한 고객은 다시...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예고…공급망·AI 경쟁력 흔들리나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수빈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과반 지위 확보 후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반도체 산업 전반에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임금 갈등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 구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과반노조 지위를 공식 선언 후 지난 23일 경기 평택사업장 앞에 약 4만명이 집결했다. 노조는 다음달 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총파업 첫날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최승호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초기업노동조합 전자 지부는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초로 '과반수 노동조합'을 달성했음을 선언한다"며 "이제 더 이상 회사가 일방적으로 운영해 온 노사협의회가 근로자를 대표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더 참을 수 없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이 투쟁은 삼성전자의 미래를 위한 싸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한을 폐지하는 제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가 지속가능한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동시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갈등은 노사 관계를 넘어 주주와의 충돌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노조 집회에 맞서 같은 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예고했다. 주주단체는 노조 요구가 기업 경쟁력과 주주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반도체 생산과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하루 약 1조원, 전체 기간 최대 30조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생산 차질은 곧바로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고객사 이탈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TSMC 등 대체 공급선 검토에 나설 수 있다"며 "공정 검증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 번 이탈한 고객은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요 고객사들은 공급 안정성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공급 차질이 반복될 경우 물량 배분 축소나 거래선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 반도체 패권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시장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 교수는 "반도체 기술은 1~2년만 뒤처져도 경쟁력을 잃는다"며 "엔비디아, TSMC, 인텔이 사활을 건 AI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에 내부 갈등 수습에 역량을 소모하는 것 자체가 막대한 기회비용"이라고 말했다.

한편 협력사와 지역경제로의 파급도 예상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수많은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와 연결돼 있어 생산 중단 시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평택캠퍼스의 경우 생산라인 1개당 약 3만명의 고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동 차질은 지역 상권과 고용 기반에도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수빈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