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공시한 '기업가치제고계획'.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캡처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도권 확보를 위해 110조원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의 판을 다시 흔들고 있다. 앞서 주주총회에서 확인된 시장 기대감과 맞물리며 이른바 'AI 슈퍼사이클' 진입에 대한 자신감도 동시에 드러냈다.
19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올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에 총 110조원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투자 중심축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구조를 바탕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주주총회에서 "DS부문은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 반도체 회사"라며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투자 계획은 생산 인프라 확대에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내 P4 공장의 공정 효율화를 진행하는 동시에 P5 공장 구축을 위한 설비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역시 속도를 내고 있으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서는 3나노 이하 첨단 공정을 적용한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연말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확고한 위상을 확보하고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앞서 세계 최초로 HBM4 양산과 함께 주요 글로벌 고객사 공급망에 진입하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 대표는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며 전례 없는 슈퍼 사이클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메모리 공급 부족과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 전략과 함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도 병행한다. 첨단 로봇과 메드테크, 전장, 냉난방공조 HVAC 등 신사업 영역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 M&A를 추진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주주환원 정책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재원에는 올해 정규배당 9조8000억원이 포함되며 이미 집행한 주주환원 규모를 제외한 이후에도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추가 환원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계획을 단순한 시설 확대를 넘어 AI 중심 산업 구조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한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한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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