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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전기, 'AI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한다

◆호황 뒤 숨은 복병…CAPEX 부담과 IT 수요 양극화 호황 신호와 별개로, 단기 변수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광학 매출은 2분기 비수기 영향으로 1분기 대비 10.3% 감소할 전망이며, BGA의 IT...

삼성전기, 'AI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한다

AI 서버 파워 모듈 내 MLCC 탑재. 서버 전력 소비량이 높아질수록 고온을 감당할 수 있는 MLCC가 요구된다. [사진: 삼성전기]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기가 과거 10년치에 해당하는 투자를 향후 3년간 집행한다. 전사 설비투자(CAPEX)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주요 5개 증권사가 일제히 목표주가를 60만원대에서 105만~110만원으로 상향했다. 그 배경에는 이례적 투자 이유인 트리플 가격인상 국면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과 아이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 올해 CAPEX는 전년비 2배 이상이며,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도 과거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다. 해당 투자는 AI 빅테크 고객과의 장기공급계약(LTA)을 기반으로 집행되는 수주형 투자로, 소위 '고객사가 확정된 상황의 투자'다.

이 같은 확정된 수요는 이미 1분기 실적에서 가격 인상과 가동률 상승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8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9% 증가했고, 일회성 퇴직급여비용 714억원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3520억원에 달했다. 1분기 매출도 3조2092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를 떠받치는 동력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서 두드러진다. SK증권에 따르면 1분기 MLCC 가동률은 91%로, 비수기임에도 5년 만에 90%를 넘어섰다. 출하액 대비 수주액 비율은 1.1~1.2 수준까지 올라 공급부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재고는 적정일수인 40일을 하회하는 4주 수준까지 줄었다. 일본 무라타가 "단기 가격인상은 없다"고 선언했음에도,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기 MLCC의 2026년·2027년 평균판매가격이 각각 14%, 1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 흐름은 패키지 기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매출은 422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1.6% 늘어, 패키지솔루션 내 비중이 58%에 달했다. 대신증권은 2026년 FC-BGA 매출이 1조9400억원으로 전년비 66.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PC 중심이던 매출 구조는 2027년 서버·네트워크 비중 70%로 재편된다. 아이엠증권은 3년 전만 해도 FC-BGA 매출에서 PC 비중이 50%에 가까웠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사진: 삼성전기]

2026년 4분기 풀가동 진입이 예상되면서, 2분기 중 신규 투자 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이비덴 자료에 따르면 AI 서버용 IC 패키지 기판 수요는 2024년 대비 2026년 1.8배, 2027년 2.5배로 늘어난다.

가격인상 흐름은 그동안 부진했던 BGA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영업이익률 4% 수준에 머무르던 BGA는 경쟁사가 15~23%를 기록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 여력이 20%포인트 이상 남아있다는 것이 SK증권의 분석이다.

게다가 가격 변화와 맞물려 진행되는 또 다른 변화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 전환도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이엠증권에 따르면 MLCC는 통상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수량만큼 구매하는 단납기 거래가 일반적이었지만,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은 '장기공급계약'과 '바인딩'이라는 표현을 이례적으로 반복했다.

AI 서버 한 대당 MLCC 탑재량이 일반 서버 대비 8배, 랙 단위로는 90배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고객사가 2~3년 단위 사전 수급계획을 요청하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IC 설계부터 양산까지 통상 2~3년이 소요되는 만큼, AI용 MLCC에 대한 사전 수급 계약이 사실상 필수가 됐다는 평가다.

◆호황 뒤 숨은 복병…CAPEX 부담과 IT 수요 양극화

호황 신호와 별개로, 단기 변수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부담은 CAPEX 급증에 따른 현금흐름과 감가상각 비용이다. 신규 투자분 가동은 2028년부터로 예상돼, 그전까지는 매출 기여 없이 비용만 누적되는 구간이 존재한다. 또 사업부 간 온도 차도 변수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광학 매출은 2분기 비수기 영향으로 1분기 대비 10.3% 감소할 전망이며, BGA의 IT 관련 물량도 7.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AI 인프라 수요와 IT·모바일 수요의 양극화가 단기 실적 변수다.

경쟁 환경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라타는 가격동결을 선언하면서도 800억엔의 긴급 추가투자를 단행했다. AI 서버용 MLCC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 전망도 기존 30%에서 80%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AI 서버용 MLCC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삼성전기가 고부가·고압 제품 위주의 매출 믹스 개선을 통해 평균판매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단순히 가격 경쟁이 아닌 제품믹스로 경쟁하는 구조로 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분기점은 올해 4분기 FC-BGA 풀가동 진입과 그 직전의 추가투자 결정 시점이다. 신규 투자분이 가동되는 2028년에는 AI 서버 및 데이터센터향 FC-BGA 부문 1위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대신증권은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단납기 거래에서 LTA 기반 수주형 사업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룬다면 정착되면 부품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공급망 기업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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