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동조합이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 사진=배수현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불과 1시간 30분 남기고 극적 타결했다. 삼성전자 측에서 노조의 요구안인 적자 사업부 성과급 지급에 동의하면서 파업을 면할 수 있었다.
이에 판교에 거점을 두고 있는 정보기술(IT) 노조도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노사 협의 결과가 판교 IT 업계 노사 협상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이 총파업 직전에 합의에 다다르면서 판교에 위치한 IT 기업 노조도 술렁이고 있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전국화섬식품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이 총파업 기로에 놓여있다.
앞서 지난 20일 카카오지회은 카카오를 포함한 계열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가 파업 찬반 투표에서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주최하는 카카오 노사 2차 조정회의에서 2차 조정마저 결렬될 경우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2026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사진=MBC 유튜브
이러한 IT 기업 노조들의 움직임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지난해 11월 넥슨 자회사 네오플 노조는 첫 파업 돌입 약 5개월 만에 사측과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네오플 노조는 지난 2024년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성과급을 줄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6월 게임업계 최초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노사는 연봉 인상폭을 1인당 평균 약 400만원으로 하고 복지 포인트와 본사 소재지인 제주 지역 주거지원금 인상에 합의했다.
판교는 아니지만 대표적인 IT 기업인 네이버 노사 또한 올해 임금을 전년 대비 5.3% 인상하겠다는 안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집중 교섭 3주 만에 도출된 잠정 합의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사 합의가 판교 IT 업계 노사 협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기업의 임금·성과급 협상 결과가 업계 전반의 기준점처럼 작용하는 사례가 반복돼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넥슨이 개발 직군 신입 연봉을 5000만원으로 인상하자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경쟁사들도 잇따라 연봉 인상에 나섰다. 이번 삼성전자 노사 갈등도 같은 반도체 업계 경쟁자인 SK하이닉스의 성과급 확대 이후 불거졌다.
IT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 노사 합의가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큰 이슈가 됐고 사회환원에 대한 방안도 담겼는데 IT 업계 노조도 그러한 기조는 동일하게 지니고 있다"며 "다만, 이번 임단협은 대부분 기업이 일단락 된 만큼 내년 임단협에서 더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AI 산업의 가속화와 함께 고용 불안도 이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성과급에 대한 과도한 요구가 당연시되는 것과 한편으로는 노동조합이 돈만 추구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IT업계가 경쟁이 치열한 인공지능(AI) 기술 및 인프라와 직결돼 있는 만큼 자체 경쟁력이 약화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AI 기술력의 경쟁 우위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데 IT 기업의 내분이 일어날 경우 산업적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어 걱정된다"며 "매일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노사가 갈등을 장기화하기보다 접점을 찾기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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