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업 전방위 혁신
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 정리
中가전·TV사업도 철수
B2B·냉난방 공조로 체질개선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 재편은 사업 구조를 수익성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하는 강도 높은 혁신으로 평가된다. 저가 중소형 가전을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고, 중국 내 가전·TV 판매 사업 철수와 말레이시아 공장 폐쇄를 병행하며 글로벌 생산·판매망 전반을 대대적으로 재편하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더해 국내 영업·마케팅을 담당하는 한국총괄 조직에 대한 고강도 경영 진단까지 병행하면서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동시에 뜯어고치는 구조 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가전 사업 재편 핵심은 대부분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모든 시장을 직접 공략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는 데 있다. 삼성전자는 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 등 가격 경쟁이 치열한 제품에 대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전환하고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대형 가전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는 중국 가전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낮은 제품까지 직접 생산하는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 사업 재편도 같은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 가전·TV 판매 사업 철수를 추진하며 수익성이 낮은 시장에서는 과감히 사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 폐쇄 추진 역시 강도 높은 글로벌 생산 체계 효율화 일환이다. 1989년 설립된 이 공장은 해외 가전 생산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해왔지만 물류비와 부품비 부담이 커지고 제품별 수익성 격차가 확대되면서 운영 방식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동시에 삼성전자가 지난 3월부터 한국총괄에 대한 경영 진단을 진행하는 것은 내수 수익성 방어에도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가전·정보기술(IT) 시장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물량 확대 여지가 줄고 경쟁 심화로 인한 판촉비 증가로 마진이 빠르게 압박받는 구조가 고착화했다.
향후 삼성 가전 전략은 철저히 '수익 기반 성장'에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인공지능(AI) 가전과 냉난방 공조(HVAC), 기업 간 거래(B2B), 구독 서비스 등 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방침이다. 특히 HVAC는 가전 사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상업용 건물 중심으로 냉각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B2B와 구독 서비스 역시 수익 구조 안정화의 핵심 축이다. 김철기 삼성전자 DA사업부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올해가 가전 사업 혁신에 나설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수익성 기반의 성장 사업으로 환골탈태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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