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회사로부터 타임오프 급여를 전액 받으면서 조합비에서 월 1500만원의 직책수당을 별도 수령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사측의 성과급 불투명성을 비판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노조가 정작 내부 재정 운용에서 역풍을 맞는 형국이다.
◇위원장 월 1500만원·부위원장 월 500만원…이중 수령 논란
18일 IT조선은 초기업노조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핵심 관계자의 말을 빌어 최 위원장이 월 1500만원의 직책수당을 3월 규약 신설 이후 매달 지급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송이 부위원장 역시 월 500만원의 직책수당을 별도 수령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의 직책수당 합계는 월 2000만원에 달한다.
신설된 규약을 보면 위원장은 조합비의 10% 이내에서 직책수당을 편성해 임원 및 부서, 지부 소속 인원에 집행할 수 있으며 집행 인원이 8명 이하일 경우 5%까지 편성할 수 있다. 18일 기준 조합원 수는 7만1375명으로 월 조합비 1만원 기준 월 총 조합비는 약 7억1375만원이다. 5% 기준을 적용하면 직책수당 재원은 매달 약 3569만원이며 이 중 56% 이상을 두 사람이 가져가는 구조다.
두 사람은 타임오프 적용으로 본래 직무에 따른 월 급여를 회사로부터 전액 지급받고 있다. 사실상 이중 수령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당이면 소득세 내야…파업 앞두고 아마추어 처사"
노동계에서는 직책수당의 성격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집행비나 활동비 성격의 별도 비용 처리 구조라면 문제가 없지만 수당으로 규정하는 순간 근로소득에 해당해 소득세 납부 의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타임오프로 회사 급여를 전액 받으면서 조합비에서 추가로 수당까지 챙기는 구조는 노조를 경험해본 시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수당을 책정해 지급해온 것 자체가 의아하다"며 "내부에서 충분한 대화와 합의를 거쳐도 늦지 않을 시기에 파업을 앞두고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아마추어 같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파업 찬반에 규약 개정 묶음 처리
초기업노조는 지난 3월 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공고문 안에 조합비 인상, 직책수당 신설, 징계 조항 강화 등 규약 개정 사항을 한꺼번에 포함시켜 처리했다. 쟁의 찬반이라는 핵심 안건에 집행부에 유리한 규약 개정을 함께 올린 것이다.
다만 노동계에서는 찬반투표를 건별로 진행할 경우 비용과 절차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한꺼번에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 의도와 별개로 조합원 입장에서는 핵심 안건에 묻혀 규약 개정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조합비 인상 폭도 논란이다. 월 조합비를 기존 5000원에서 1만원으로 두 배 인상하면서 쟁의행위 중에는 운영위원회 결의만으로 월 5만원까지 임시 상향할 수 있는 조항도 신설됐다. 조합원 동의 없이 위원회 결의만으로 조합비를 기존의 10배까지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징계 조항에도 '조합의 쟁의행위를 고의로 방해한 경우'가 추가돼 파업에 소극적인 조합원을 징계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조합원 게시판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6만명 1만원의 5%만 해도 매달 3000만원이 수당인데 이 안건이 파업 찬반투표에 묶여서 올라온 것이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조합비 인상도 모자라 쟁의 중 5만원까지 올릴 수 있다는 조항이 조합원 동의 없이 가능한 구조"라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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