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실적 반등
AI 메모리 수요 속 DS 부문 실적 견인 분석
전 과정 '토털 솔루션' 통한 IDM 자리매김
디자인=김승종기자/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나노바나나프로
삼성전자가 7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기존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되는 가운데, 이번 실적 호조의 흐름이 반도체 시장에 새로운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는 삼성의 턴키 전략이 향후 메모리, 파운드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업계의 관측이다.
삼성전자, 역대급 실적... 분기 영업익만 57조 원 달성해
삼성전자는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2026년 1분기 잠정실적을 밝혔다. 1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33조 원, 영업이익은 57.2조 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 대비 매출은 41.73%, 영업이익은 185%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보면 매출은 68.06%, 영업이익은 755%가 늘어났다.
국내 기업 중 분기 영업이익이 50조 원을 달성한 기업은 현재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반도체 호황으로 연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47조 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실적이라 평할 수 있다. 금융정보서비스기업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당초 시장이 제시한 컨센스(실적 추정치)의 평균은 매출 119조 원, 영업이익 40조 원 수준이었지만, 이번 실적은 이를 크게 상회했다. 일명 ‘어닝 서프라이즈’ 상황인 것이다.
금융권은 이번 실적 호조세를 DS 부문의 실적 견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AI 시장의 성장과 함께 HBM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반도체가 ‘수퍼 사이클’ 흐름을 타게 됐고, 이러한 시장의 분위기가 실적에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HBM 외에 기존 범용 메모리의 수요 증가와 파운드리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26년 3월 영업일 평균 메모리 반도체 수출금액은 전년 동월대비 195% 증가한 9.9억 달러를 기록했다”며 DRAM은 전년 동월 대비 262% 증가한 3.8억 달러, NAND는 360% 증가한 1.2억 달러를, MCP는 123% 증가한 4.1억 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을 었다.
신한투자증권은 “공급 제약이 심화되는 가운데 DRAM, NAND 모두 가장 많은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경쟁사를 상회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동종 업계 내에서 1c DRAM 신규 증설 타임라인도 가장 빠른 것으로 추정되는 점에 집중했다.
KB증권 역시 “2026년 DRAM 가격이 250%, NAND 가격이 187% 상승하는 전망을 반영해 컨센서스를 상향했다”면서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DRAM과 NAND 출하량의 60%를 흡수하는 가운데, 연간 1,000조 원을 상회하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구조적으로 견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메모리 수요 급증이 삼성전자에게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메모리 공급 부족은 단기간 해소될 문제가 아닌, 장기적인 수요로 관측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내년까지 역대급 실적을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AI 시대 커스터마이징 HBM 수요... 턴키 전략이 가능성 제시
시장은 이미 기업별 맞춤형 AI 플랫폼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과 메타는 자체 칩 개발을 통해 자사의 업무흐름에 맞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이는 기존 AI 시장이 설계, 메모리, 패키징 등을 모든 과정을 다른 기업에 외주하면서 생기는 한계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AI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GPU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을 적용하고, 이를 다른 업체가 패키징 하는 방식으로 AI 하드웨어를 제조해왔다. 문제는 이런 과정이 기업 입장에서는 빠른 AI 개발과 자체 기술 고도화에 저해가 된다는 점이다. 특히 AI 시대의 핵심이 된 GPU는 이미 엔비디아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공급망의 리스크로 다가왔다. 과도한 엔비디아 의존에서 벗어나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의 방향으로 기업들의 수요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 메타나 구글 등 빅테크가 MTIA와 TPU 등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턴키(Turn Key, 키만 돌리면 바로 작동할 수 있는 상태) 전략은 기업들에게 큰 이점으로 다가온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통합 설계부터 메모리, 패키징으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을 삼성전자가 직접 수행해 고객사의 환경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경쟁사들과의 분명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이미 파운드리를 통한 반도체 제조역량과 HBM4 양산 성공, 패키징 등 후가공 통합 생산 라인 구축 등 제조역량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기업 특화 AI 칩 개발로 시장을 공략한다면 기존 제품 공급사를 넘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엔비디아 GTC 2026에서도 ‘토털 솔루션’을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메모리 ▲로직 설계 ▲Foundry ▲첨단 패키징 등 AI 제조 전 과정의 역량을 확보한 종합반도체 기업(IDM)로 자사를 설명했다. 또한 1c DRAM 제조 기술력과 삼성 Foundry 4나노 베이스 다이 설계 역량 등을 강조하면서 HBM4의 다음 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E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 기업만의 토털 솔루션을 통해 개발 효율을 강화해 고성능 HBM 시대에서도 성능과 품질을 압도하는 기술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 전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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