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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울산 '제조 창업도시' 선언, 답은 결국 기초 체력이다

시는 딥테크 기업 500개 육성, 산업융합 AI 인재 500명 양성, 대기업 중심 현장 실증 150건 등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SK에너지 등 지역 내 세계적 선도기업의 수요와 스타트업의...

[사설]울산 '제조 창업도시' 선언, 답은 결국 기초 체력이다

울산시가 5년 내 ‘세계 100위권 창업도시’ 도약을 목표로 청사진을 내놨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제조 기반과 대기업 수요를 결합해 AI·미래이동수단 중심의 실증형 창업도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척박한 창업 환경과 부족한 R&D 투자 여건을 감안하면 쉽지 않지만, 제조도시 울산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혁신의 길이다.

21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전략 발표회에서 울산시가 발표한 ‘제조 인공지능(AI) 창업도시 전략’은 울산의 미래 생존이 걸린 방향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는 딥테크 기업 500개 육성, 산업융합 AI 인재 500명 양성, 대기업 중심 현장 실증 150건 등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SK에너지 등 지역 내 세계적 선도기업의 수요와 스타트업의 신기술을 매칭하는 ‘개방형 혁신(OI)’ 모델은 울산만이 가질 수 있는 독보적인 강점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연구 역량과 연간 100명씩 배출될 AI 전문 인력 역시 든든한 우군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돌아보면 ‘글로벌 100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는 아직 현실과 거리가 멀다. 울산은 지난해 스타트업블링크의 세계 창업도시 지수에서 546위에 머물렀다. 스타트업 13개 보유, 누적 투자액(2017~2025년) 5억달러라는 지표만으로 국내 4위, 글로벌 500위권에 턱걸이한 수준이다. 아직 글로벌 100위권을 논하기에는 민망한 성적표다.

무엇보다 기술 생태계의 핵심인 ‘연구개발(R&D) 투자’가 부족하다. e-나라지표를 보면 울산의 연구개발비(2024년)는 9930억원으로 전국의 0.75%에 불과하다. 2022년 보다도 3150억원이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전국 R&D 예산이 16% 증가한 것과 정반대다. 광주와는 1300억원, 대전과는 무려 9800억원이나 격차가 벌어졌다. R&D 투자가 영양실조 상태인데 세계적 기술 기업을 키우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R&D 예산과 스타트업 생존율 모두 최하위권인 상황에서 화려한 구호만으로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울산시가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뼈를 깎는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시 재원을 총동원해 R&D 투자 총량을 경쟁 도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기초 체력이 부실한 청사진은 모래 위의 성과 같다. 선언이 아니라 실행의 문제다. 울산의 창업도시 도약은 결국 R&D 투자 총량과 실행 속도가 결정한다.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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