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경제 대국’, ‘세계 5대 군사강국’, ‘IT 강국’, ‘K-팝, K-드라마’. 대한민국의 위상은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강국에 속한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은데도 정작 나라의 미래이자 기둥인 아동·청소년층은 무력감으로 삶의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적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5∼6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생∼고등학교 3학년생 87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아동·청소년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이행 연구 :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조사 결과를 지난 1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생 전체 응답자 27%는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3명 정도가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 비율은 남학생(20.1%)에 견줘 여학생(34.3%)이 1.7배 정도 더 높았다. 대한민국이 물질적으로는 풍족해지고 있으나, 정신적, 심리적으로는 불안감이 더 높아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10명 중 1명(9.9%)은 실제 자해를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죽고 싶다’고 생각한 주요 이유는 ‘학업 문제(37.9%)’가 가장 높았고, ‘미래(진로)에 대한 불안(20.0%)’, ‘가족 간 갈등(18.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5.1%가 ‘현재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불행한 이유로는 학업 문제, 진로 불안 등이 가장 많았다. 이는 학업에 있어 남들보다 뒤떨어지면 안된다는 치열한 경쟁심과 함께 이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아동·청소년층을 심각하게 몰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대한민국의 아동·청소년층은 경쟁사회 속에서 지금 ‘풍요 속의 빈곤 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정신적, 심리적 빈곤은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아동·청소년층이 겪고 있는 정신적 불안감을 해소하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는 없다. 이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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