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컴퓨터 메모리 카드를 빼돌린 절도 사건이 인천에서 벌어졌다. 최근 AI(인공지능) 반도체 가격이 치솟자 학교 전산장비를 유지보수하는 업체 한 직원이 교무실 등에 새로 납품된 컴퓨터의 메모리 카드를 저가 제품으로 바꿔치기하다 발각된 사건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인천 한 전산장비 유지보수 업체의 전 직원 A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최근 경찰에 고발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인천 남동구와 부평구 지역 7개 학교에서 유지보수 작업을 한다면서 210여대의 컴퓨터에서 7천만원 상당의 메모리 카드 등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최근 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컴퓨터 메모리 카드 가격이 급등했다. 2023년 상반기 5만원 안팎이던 16GB 메모리 카드 가격은 올해 35만~40만원으로 최대 8배가량 뛰었다고 한다.
A씨는 학교 교무실 등에 새로 납품된 컴퓨터를 노렸다. 사양이 높은 고가의 메모리 카드를 빼돌려 되팔기 위해서였다. 그는 범행을 감추기 위해 가격이 낮은 저사양 제품으로 바꿔치기한 것으로 의심된다. 컴퓨터 성능이 떨어진 것을 수상히 여긴 교사들이 업체에 점검을 의뢰하면서 꼬리가 밟혔다. 경찰에 고발된 A씨는 현재 해고된 상태이며, 피해를 본 7개 학교에 대한 피해 복구가 진행 중이다. 인천시교육청은 그가 담당한 학교가 더 있었던 사실을 확인해 추가 피해 여부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을 배정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A씨가 몸담았던 B사는 인천시교육청이 학교행정 업무 경감 등을 위해 추진한 ‘통합 유지보수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업체다. B사 등 4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3월 인천시교육청과 3년 계약을 맺었다. 이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 학교는 올해 390여개에 달한다. 4개 업체는 협력업체들에도 유지보수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컴퓨터 등 전산장비는 학생·교사들의 개인정보를 비롯해 각종 교육행정 데이터를 다루는 데 쓰이는 만큼 보안 문제와도 직결된다. A씨의 범행은 교내 전산장비 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 그저 물건을 훔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선 안 되는 이유다. 경인일보 단독 보도 이후 인천시교육청은 전수조사에 나서 추가 피해 사실 등을 면밀히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내 전산장비 유지보수 관리 실태와 정보 보안 정책 등에 대한 폭넓은 점검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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