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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코스닥 1위가 사흘 새 반토막, 막장 ‘투기판’이 달리 있나

주가가 최고점일 때 PER(주가수익비율)은 무려 5000배가 넘어, 글로벌 제약업계 1위인 일라이릴리(약 40배)나 AI 칩 제조 회사 엔비디아(약 36배)보다 100배나 높았다. 어떤 기준으로도 정상이라 하기 힘들었다. 주가가...

[사설] 코스닥 1위가 사흘 새 반토막, 막장 ‘투기판’이 달리 있나

삼천당제약 본사

‘먹는 비만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이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삼천당제약이 사흘 연속 폭락해 주가가 반 토막 났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 말 이후 석 달 새 5배 넘게 올랐지만 회사 측 발표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사흘간 50% 가깝게 폭락했다. 28조원을 넘었던 시총은 사흘 새 14조원대로 반 토막 나며 4위로 밀려났다.

제약업계 30~40위권인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318억원으로 업계 1위 유한양행(2조1800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도 임상 신청 단계에 불과한 비만약 기술 개발이 호재로 작용하며 시총이 유한양행의 4배로 부풀었다. 주가가 최고점일 때 PER(주가수익비율)은 무려 5000배가 넘어, 글로벌 제약업계 1위인 일라이릴리(약 40배)나 AI 칩 제조 회사 엔비디아(약 36배)보다 100배나 높았다. 어떤 기준으로도 정상이라 하기 힘들었다.

주가가 급락으로 돌아선 것은 한 블로거가 글을 올려 주가 조작이 의심된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였다. 이 블로거의 구독자는 불과 604명이었다. 회사 측은 블로거를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이름 없는 블로거가 주가 폭락의 배후로 지목될 만큼 코스닥 시장의 구조가 허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가가 급등했을 때 경영진은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매각했다. 낙관론으로 주가를 띄운 뒤 경영진이 지분을 팔아치우는 주가 조작의 전형적 패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과거 신라젠과 신풍제약도 각각 항암제와 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대주주 지분 매각 후 급락했었다.

자본시장의 생명은 투명성과 신뢰다. 검증되지 않은 기업의 장밋빛 공시와 비전문가의 의혹 제기에 따라 주가가 롤러코스터 타듯 급등락하는 시장을 정상이라 할 수 없다. 당국은 기업의 과장된 공시에 대한 사전·사후 검증을 강화하고 대주주·경영진의 지분 매각에 대한 규제를 엄격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허위·과장 정보로 투자자를 현혹하는 행위를 강력 처벌해야 한다. 삼천당제약 사태를 보면 코스닥은 막장 투기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오명을 벗지 못하면 정부가 추진하는 어떤 코스닥 활성화 대책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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