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사설] 치솟는 환율, 비상 대응에 나서야 한다

원·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 연일 치솟는 환율에 정부와 한국은행이 “단호히 대처하겠다”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며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인 1,560원 대까지 밀리는 등 전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사설] 치솟는 환율, 비상 대응에 나서야 한다

원·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 연일 치솟는 환율에 정부와 한국은행이 “단호히 대처하겠다”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며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인 1,560원 대까지 밀리는 등 전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일 오후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역외차액결제 선물환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로 하는 등 수습에 나서고 있다.

환율이 이렇게 급격히 치솟는 이유는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이란전 종전 협상과 고유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관세 등 악재만 쌓인 상황에서, 최근 폭등하는 우리 주식시장에서 이익 실현을 위한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까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38조 2천443억원을 매도했다. 이러한 외국인의 매도세는 최근 들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에 외환 전문가들은 중동 사태가 해결되고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기 전까진 환율 상단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새로운 뉴노멀로 굳어지고 있는 환율 1,500원 시대가 수입 물가 상승을 촉발해 간신히 잡아두었던 국내 인플레이션 불씨를 다시 살릴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여력을 제한하고, 내수 침체와 경기 둔화를 심화시키는 중대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외국인 자금 유출 앞에서는 환율 하방 경직성이 쉽게 깨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부와 외환 당국이 단순히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는 원론적인 경고 수준에 머물 때가 아니다. 구두 개입의 약발이 다한 만큼, 시장 안정을 위한 실효성 있는 비상계획을 즉각 가동해야 한다. 미세조정을 넘어 필요하다면 과감한 시장 안정화 물량을 투입해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고, 외환보유액의 안정적 관리와 함께 거시건전성 규제를 재점검해야 한다. 대외 충격에 극도로 취약해진 우리 경제의 구조적 약점을 보완하고,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이탈을 막을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금융시장의 붕괴는 실물 경제의 파탄으로 이어지는 전조 증상이다. 정부는 현 상황을 전방위적 경제 위기의 비상 국면으로 인식하고, 정책적 역량을 총동원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