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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설] 정책 실패에는 변명이 아니라 책임이 따라야 한다

증시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정부의 강력한 증시 부양 정책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연초 4,6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6개월 만인 6월 19일 장중 9,385.59까지 상승했다.

[사설] 정책 실패에는 변명이 아니라 책임이 따라야 한다

증시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정부의 강력한 증시 부양 정책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연초 4,6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6개월 만인 6월 19일 장중 9,385.59까지 상승했다.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 7월 29일, 30일에는 이틀 연속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불과 40여 일 만에 5,500선대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다 31일에는 하루 1001.89 상승이라는 역사적인 급등을 기록하는 등 하루가 멀다고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을 패닉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증시가 요동치는 원인을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주가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기대와 우려, 해외 시장의 영향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충분한 부작용 검토 없이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촉매 역할을 했다는 지적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정부도 뒤늦게 투자 요건 강화와 추가 보완책 마련에 나선 것 자체가 이미 제도적 허점이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정책을 추진한 당국자들의 태도다. 현재 주가 변동성의 가장 큰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는 것은 정부가 충분한 검토 없이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정책실장과 금융당국 수장들은 “예상하지 못한 변동성이 있었다”, “송구하다”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시장 급락의 원인을 개인투자자의 투자 성향과 국내 시장 구조 탓으로 돌리고 있다. 심지어 개인투자자들의 ‘역동성’이 우리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하고 있다.

공직자가 선의로 추진한 정책이라도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 판단이 미흡했고 그 결과 수많은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했다면 먼저 책임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고개 숙이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다. 실제 현재 주가 폭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도 정부는 불과 얼마 전까지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로 흡수한 성공 사례라고 자평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은 정치적 책임과 행정적 책임으로 이어지는 것이 상식이다. 모든 실패가 곧 경질로 이어질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정책 추진 과정의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는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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