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7% 인상된 시간당 1만 700원으로 최종 결정되며 ‘시급 1만원 시대’가 본격 도래되었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근로자는 비록 최저시급이 인상되었다고는 하나 급등하는 고물가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임을 호소하고, 고용주는 시급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고용을 줄이거나 특히 영세 자영업자는 폐업까지를 고민하게 된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주 40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급은 223만 6천300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소상공인연합회가 조사한 영세 소상공인 1천 명의 월평균 영업이익인 208만 8천원보다 무려 15만원이나 높은 수치다. 일해서 버는 사업주의 순수익보다 아르바이트생 한 명에게 지급해야 할 법정 급여가 더 많아지는 구조 앞에서, 소상공인 업계는 고용 축소와 줄폐업의 ‘폐업 절벽’을 우려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인건비 상승의 현실적 타격은 수치로 명확히 증명된다. 지난해 전체 폐업 97만 건 중 소매·음식·숙박업 등 골목상권 주요 업종의 폐업이 75만 건에 달해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현실을 감안하면, 사업주의 지급 능력을 무시한 획일적 최저임금 결정 방식은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40년 가까이 낡은 틀에 갇혀 있는 최저임금 제도에 정부가 근본적 손질에 나섰다. 매년 되풀이되는 이 소모적이고 극단적인 ‘도돌이표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가 제도 개선에 착수한 것은 늦었지만 매우 시의적절하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 개선 노력이 반드시 실질적인 결과물로 이어져야 한다. 야당에서 발의된 최저임금법 개정안처럼,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사용자의 지불 능력’과 ‘고용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명문화하는 것도 심도있게 고려해야 한다. 나아가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 지불 능력의 차이, 수도권과 지방의 심각한 물가 및 경제 격차를 반영해 현행법상의 ‘업종별 구분 적용’을 넘어 ‘규모별·지역별 차등 적용’을 실현할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최저임금제가 오히려 인건비 부담으로 고용주의 고용 축소와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게 만드는 불행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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