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둘러싼 지자체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안성시가 유천상수원보호구역 변경·해제 타당성 용역 관련 예산확보에 착수했다. 용역 결과를 토대로 유천상수원보호구역(이하 유천구역) 해제를 본격 추진하기 위한 행보다.
유천구역은 평택시민 4만명에게 하루 1만5000t씩 식수를 공급하는 정수장의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1970년대에 지정됐다. 하지만 108.17㎢에 이르는 보호구역의 65%가 안성시에 속해 있어, 재산권 침해라는 안성시 공도읍, 미양면, 대덕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1990년대 이후 수도권의 최대 현안이었던 팔당 상수원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까지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요청할 권리가 해당 지자체에 있었다. 그러나 상수원관리구역애 관한 정부 규칙이 최근 바뀌면서 규제로 피해를 받는 지역도 해제와 변경을 요구할 권리가 주어졌다. 유천구역과 같은 갈등이 곳곳에서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유천구역 갈등은 일종의 시범케이스다.
깨끗한 식수원을 확보·유지해야 한다는 당위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하류 주민의 식수를 위해 상류 주민에게 일방적 피해를 강제하는 방식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특히 유천구역 사례에서 보듯이, 흐르는 물의 상류와 하류의 행정구역이 다르면 문제가 한층 복잡해진다.
상류지역에는 규제 감수의 대가로 적절한 보상과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그러려면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가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먼저 수립해 제도화하고, 그 틀 안에서 해당 지자체 간 대화와 협의를 상시 지속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주장이 상충하게 마련인 지자체끼리 해결책을 도출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의 적극적인 중재가 초기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누가 어떻게 조사하고 예측모델을 만드냐에 따라 보호와 해제 주장이 서로 과학적이라며 맞부딪칠 수 있다. 안성시의 용역이 진행되기 전에 중앙정부가 먼저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유사한 케이스에 대한 전수조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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