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지역 대표 기업, 연구기관들이 어제 ‘소버린 AI 집적기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는 소식이다. 협약식에는 울산시를 비롯 울산과학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SK에너지, 고려아연 등이 함께했다. 이로써 울산은 데이터 주권을 쥔 ‘AI 산업 수도’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기 위한 협업 체계를 본격 가동하게 됐다.
소버린 AI는 특정 기술이나 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적인 모델이다. 이는 산업 데이터의 외부 유출을 막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울산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수직계열화된 독특한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살려 데이터센터 구축부터 현장 실증, 인재 양성까지 아우르는 집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협약에 포함된 ‘산업명장 AI’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이 눈에 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지역 주력 산업에 특화된 AI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용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등 고도화된 인프라를 확보하기로 했다고 한다. 산업 현장의 생생한 데이터를 공유하고 이를 실제 공정에 적용하는 구조는 매우 현실적이다.
디지털 대전환은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기업은 현장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연구소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대학은 이를 운용할 전문 인력을 끊임없이 배출해야 한다. 이번 협약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구체적인 실행력을 담보해야 하는 이유다.
‘울산형 소버린’ 구축의 성패는 지역 사회의 긴밀한 공조에 달려 있다. 대기업의 기술력이 중소기업으로 흐르고, 이것이 다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울산의 산업 경쟁력을 다시 세우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내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울산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중앙부처와 협의를 강화해 하반기 국비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획의 완성도를 높이고 정부와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조선산업 특화 자율제조 검증지원센터나 UNIST 산업 AX 연구소 설립 등 연구 거점 확대도 시급한 과제다.
지역사회가 함께한 이번 협약이 울산형 디지털 전환의 성공적인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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