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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메타는 10% 감원했고, TSMC는 성과급 깎는다는데

미국 빅테크 메타는 지난해 832억달러(약 126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이달에만 직원의 10%를 내보냈고, 대만 TSMC는 1분기 호실적에도 성과급 15% 삭감설이 나돌고 있다.

[사설] 메타는 10% 감원했고, TSMC는 성과급 깎는다는데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의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가 시작된 지 나흘 만에 투표율 86%를 넘어선 25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에 따르면 총회의 총선거인 수는 5만 7291명으로 이날 오전 8시 29분 기준 투표에 참여한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4만 9363명으로 투표율은 86.16%다. /뉴스1

미국 빅테크 메타는 지난해 832억달러(약 126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이달에만 직원의 10%를 내보냈고, 대만 TSMC는 1분기 호실적에도 성과급 15% 삭감설이 나돌고 있다. 한국과 격차를 좁히려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50억달러(약 37조9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글로벌 경쟁사 빅테크들이 인력을 줄이고 투자금을 쥐어짜며 사투를 벌이는 사이 우리는 어떤가. SK하이닉스가 노조의 파업 위협 속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삼성전자가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기로 했다. 양사 직원 모두 올해 1인당 평균 6억~7억원 안팎의 성과급을, 그것도 향후 몇 년간 고정적으로 받을 예정이다.

한 해에 100조원 넘게 번 메타가 이달 8000명을 감원한 것은 올해 AI 인프라와 연구·개발에 최대 1450억달러(약 219조원)를 쏟아붓기 위해 비핵심 인력을 줄인 것이다. 대만 TSMC 역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8% 급증한 26조7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사회는 전 세계 12개 공장 신설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내부 보상을 철저히 통제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대만 언론들조차 “TSMC 직원들이 한국의 성과급 제도를 추종해 파업을 벌이자고 선동한다”는 우려 섞인 보도를 내보낼 지경이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은 최근 2년간 직원의 20%가 넘는 2만5000명 안팎의 인력을 감원했고, 주주들에게 주던 배당금 지급마저 중단했다. 그렇게 확보한 자금을 AI 메가팹 공장 건설과 핵심 연구·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흑자로 돌아서자마자 보상 잔치 대신 AI 낸드 공장 가동에 재투자를 감행하는 일본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 연합의 움직임도 매섭다.

이들이 호황에도 성과급을 줄이려 하고 사람을 내보내는 것은 투자 규모 때문이다. 올해 아마존, MS, 구글, 메타 등 빅테크 4사가 쏟아붓는 설비 투자 비용만 2600억달러(약 390조원)에 달하며, TSMC 역시 올해 350억달러(약 52조원)가 넘는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승자독식의 AI 시장에서 한 발만 뒤처지면 곧바로 삼켜진다는 위기감의 발로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는 정부와 정치권까지 나서 ‘국민배당금’ 논쟁까지 나왔다. 온 나라가 전리품을 어떻게 나눠 가질지 숟가락 싸움을 벌이는 꼴이다. 지속적인 성장 없는 분배는 신기루와 같다. 글로벌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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