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한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재(在)제청할 것을 요구했다. 청와대는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자에 대한 제청은 그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법원 내부에서는 ‘헌정사상 전례 없는 상황’이라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적인 요체인 삼권분립 원칙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4명의 대법관 후보 중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손 부장판사의 경우 지금까지의 관례인 이재명 대통령과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다시 다른 후보를 임명 제청하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김성수 부장판사의 임명동의안만 국회에 송부했다.
이를 두고 여야 정치권의 공방은 물론이고 법조계와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 대법원장을 향해 ‘조희대 씨’라고 호칭하며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했다. 또한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법치를 어겼다는 현수막을 전국에 부착하도록 했다.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대법관 재제청 요청이 ‘이 대통령 입맛에 맞는 이재명 사법부’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로 돼 있다. 대법관 후보는 대법원장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고 내부 의견을 종합해 임명을 제청하면 대통령은 법에 따라 국회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헌법의 취지는 사법부의 인사 결정에 입법부와 행정부가 참여하도록 해 삼권분립을 구현하는 일이다. 사법부의 독립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법부 인사에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다.
민주당에서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야당에서는 대법관 후보를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제청한다면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권은 왜 헌법에 명시했느냐고 주장한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주에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건으로 삼권분립 원칙이 훼손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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