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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 기업 도산 역대 최대…벼랑끝 내몰린 제조·건설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잇달아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도산에 내몰린 기업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전국 14개 법원에 접수된 기업 도산은 2030건이다.

[사설] 기업 도산 역대 최대…벼랑끝 내몰린 제조·건설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잇달아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도산에 내몰린 기업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전국 14개 법원에 접수된 기업 도산은 2030건이다. 이 중 법인회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난 731건, 법인파산은 17.7% 증가한 1299건이다. 회생보다 청산 절차에 들어간 기업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데서 심각성을 더한다. 반도체 호황에 가려진 우리 경제의 우울한 현실이다.

법인회생은 4년 새 2.4배(상반기 기준), 법인파산은 2.9배 늘어난 수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기업의 현금흐름이 빠르게 경색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원자재 가격과 국제 유가 급등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고금리로 차입금 상환 부담까지 커지자 기업들이 두 손을 들고 있는 것이다.

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중소 제조업체가 특히 타격이 크다고 한다.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니 자금 조달이나 기업 매각도 쉽지 않다. 건설업계 또한 마찬가지다. 이름을 알 만한 중견 건설사가 줄줄이 회생 또는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공사 물량 감소, 미분양 등이 겹쳐 유동성 위기가 심화된 탓이다. 상반기에 폐업 신고한 건설사만 2000곳이 넘는다. 건설 경기가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만큼 벼랑 끝에 선 기업이 적지 않다는 우려다.

끝날 것 같던 중동사태가 재점화하고 있다.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치솟는 중이다. 한숨 돌리던 중소기업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이 다시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경기동향 조사에서도 하반기 경기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60%에 달했다.

일부 업종의 ‘호황 잔치’에 묻힌 도산 위기 기업의 비명을 정부마저 외면해서는 곤란하다. 좀비기업을 양산하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살릴 만한 기업은 제대로 회생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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