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심각한 재정위기와 부채 해결을 이유로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 분담률을 기존 60%에서 50%로 낮추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방세 수입 감소와 교부금 축소로 양 기관 모두 빠듯한 살림살이에 직면해 있다는 현실은 십분 이해한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 역시 자치단체가 해야 할 당연한 책무이다.
그러나 그 칼날이 우리 미래 세대인 학생들의 먹거리를 겨냥해서는 결코 안 된다.
현재 양 기관이 논의하는 핵심은 '누가 얼마나 낼 것인가'라는 분담 비율이다.
충북도는 다른 시도에 비해 지자체의 분담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축소를 요구하고 있고 도교육청은 고물가와 세수 감소 속에서 현행 유지를 바라고 있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은 "도의 입장과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하겠다"고 밝히면서 급식비 분담 비율 논의가 큰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아졌다.
예산의 합리적 배분을 위한 논쟁은 자치행정의 과정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도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급식 단가의 인하'나 '질적 저하'로 이어지는 일이다.
양 기관의 분담 비율 논의 과정에서 예산 총액이 깎이거나 급식의 질이 후퇴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성장기 학생들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학교 급식은 단순한 시혜성 복지나 일회성 배고픔을 달래는 '한 끼 식사'가 아니다.
모든 학생이 차별 없이 건강하게 배우고 자라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교육의 연장이자 지자체와 교육계가 도민들에게 약속한 엄숙한 복지 선언이다.
어른들의 재정적 해태나 정책적 우선순위 밀림으로 인해 아이들이 식판 위에서 부실함을 마주하게 된다면 이는 기성세대의 무책임한 직무유기다.
식재료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는 현 상황에서 급식 단가가 단 1원이라도 낮아지거나 제자리에 머문다는 것은 곧 급식 질의 급격한 악화를 의미한다.
아이들의 건강권을 깎아 내리는 방식으로 재정 위기를 모면하는 일만큼은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된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분담 비율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조정되더라도 학생 1인당 '급식 단가' 만큼은 전국 최고 수준의 현 상태를 확고하게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하겠다는 대원칙에 먼저 합의해야 한다.
예산 분담률 조정은 자치단체와 교육청 간의 행정적 조율 문제일 뿐 급식 자체의 가치를 훼손하는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
돈이 없다고 아이들의 밥상부터 줄이는 낙후된 행정은 충북의 미래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처사다.
두 기관장은 급식비 분담 비율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건강권과 안심할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재정이 어려울수록 미래를 향한 투자는 꺾이지 않아야 하며 그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확실한 출발점은 바로 우리 아이들의 안전하고 질 높은 식판을 단단히 지켜내는 일이다.
/충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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