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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南 선의 무시한 北 도발, 병력 감축 내세운 우리 군 당국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저출산 추세, 인공지능(AI) 기술 발달을 이유로 최전방 경계병력을 지금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병력 자원 감소의 현실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일련의 북 도발은 중동 전쟁에서의...

[사설] 南 선의 무시한 北 도발, 병력 감축 내세운 우리 군 당국

무인기 유감 표명 후 집속탄 실험

와중에 최전방 전력 줄이겠다 선언

엄중한 시기에 걸맞은 행보 보이길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북한이 사흘 연속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 시위에 나섰다. 북한은 지난 6~8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집속탄두 등을 탑재해 발사하는 실험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7~8일에도 세 차례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했다. 북한 도발이 일상화 된 지 오래다. 다만 지난 6일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인 무인기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후 도발을 일삼는 건 우리의 신뢰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의도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적대감, 중동 사태에 따른 한반도 안팎의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정작 우리 군 당국은 최전방 병력의 대폭 감축안을 발표해 눈총을 샀다.

눈길을 끈 건 북 매체가 보도한 무기 시험이다. 북 당국은 SRBM에 집속탄, 전자기펄스(EMP)탄, 탄소섬유탄(정전탄)을 탑재한 시험을 진행했는데 모두 대량인명살상, 기반시설 파괴를 초래할 치명적 무기들이다. 집속탄은 폭탄 하나에 여러 개 자탄이 낙하해 폭발하면서 무차별 살상하는 ‘악마의 무기’다. EMP는 전자기파로 전자장비를 마비시키고 정전탄은 전력망을 무력화한다. 북한이 비인도주의적 무기에 더해 전력과 통신망을 마비시키는 ‘소프트 킬(Soft-kill)’ 능력을 실전화 할 태세여서 심각성은 여타 대량살상무기 못지 않다. 북한이 한국을 대화의 대상이 아닌, 명확한 적국으로 규정했음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대통령의 유감 표명 등 선의에 돌아온 건 북한의 뒤통수치기임에도 정부 대응은 안이하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저출산 추세, 인공지능(AI) 기술 발달을 이유로 최전방 경계병력을 지금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병력 자원 감소의 현실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일련의 북 도발은 중동 전쟁에서의 이란 전술을 모방해 우리 방공망을 겨냥한 흔적이 역력하다. 또 북한군은 김정은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근 대남 기습 공격·점령 작전을 훈련했다. 이런 마당에 최일선에서 북한군과 맞설 병력을 줄이겠다는 신호를 버젓이 내보내는 게 온당한 일인가. 일방 감축이 아닌 북한과의 상호 군축을 제안하는 게 우선이다. 또 국내외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의 ‘비대칭 전력’ 저지와 분석에 몰두해야 마땅하다. 국민 생명을 보호할 안보 부처 장관이 엄중한 시기에 신중한 행보를 해야 하는 건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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