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사법리스크 달고 줄줄이 출마… 부산, 누가 돼도 재선거 가능성

강 후보는 중등교사와 IT 기업 대표, 국회의원, 여성가족부 장관 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전국 교육감들의 협의체인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회장과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 위원을 겸하고 있어 보수...

사법리스크 달고 줄줄이 출마… 부산, 누가 돼도 재선거 가능성

[미래를 뽑다-6·3 교육감선거 리포트] 영남·강원

현행 교육감 선거 제도는 문제 있는 후보를 사전에 걸러내기 어렵게 설계돼 있다. 정당의 공천 시스템을 거치지 않아 검증 기능이 약한 데다 시민단체들이 선거철에 임시로 구성하는 단일화 기구는 한계가 뚜렷하다. 교육감 선거의 낮은 관심도와 허술한 검증 시스템이 맞물려 사법리스크를 극대화하는 구조다.

또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광역 지방자치단체 규모의 선거를 치러야 해 비용 부담이 크고, 단일화 과정에서 ‘자리 뒷거래’나 ‘후보 매수’ 같은 범죄에도 취약하다. 교육감이 법의 심판을 받아 낙마하면 지역의 교육행정은 공중에 뜨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 6·3 교육감 선거에서도 재판을 받고 있거나 고소·고발을 당한 후보들이 다수 등장했다.

사법리스크에 발목 잡힌 미래 교육

부산교육감 선거는 현직 교육감인 김석준 후보에게 최윤홍 전 부산교육청 부교육감과 정승윤 부산대 로스쿨 교수가 도전했다. 김 후보가 진보, 다른 두 후보는 보수 성향이다. 1년여 만의 리턴 매치다. 세 후보는 하윤수 전 교육감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돼 지난해 4월 치러진 재선거에서 맞붙었다. 진보 단일 후보로 나선 김 후보가 과반을 달성했다.

최 후보는 9급 공채로 공직을 시작해 고위공무원에 오른 인물이다. 교육부 학교지원과장과 부경대·부산대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정 후보는 윤석열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부산 교육계는 후보 각각의 공약보다 사법리스크에 더 주목한다. 누가 당선되든 재선거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교사 특별 채용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 후보는 지난해 교육감 재선거 때 공무원을 선거 운동에 동원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정 후보는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또 최근 권익위는 정 후보가 권익위 재직 시절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 처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정 후보는 “선거를 앞둔 명백한 정치 공세”라고 반발하며 항의 표시로 삭발했다.

강원에서는 현직 교육감인 신경호 후보와 진보·중도 성향 후보 3명이 맞붙는다. 신 후보의 가장 강력한 도전자는 지역 진보 단체들이 추대한 강삼영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다. 강 후보는 타 지역 진보 교육감 후보들과 연대하며 강원 진보 교육의 ‘적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진보 진영 전체와 중도까지 아우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진보로 분류되는 박현숙 한라대 교수, 중도 성향인 최광익 강원미래교육포럼 대표는 독자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신 후보는 보수 단일화에 성공해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사법리스크로 난타당하고 있다. 그는 사전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선고는 교육감 선거 직후로 예정돼 있다.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반전교조’를 기치로 유대균 전 강원초등교장협의회장 등 지역 교육계 인사들과 보수 집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북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임종식 교육감에게 보수와 진보 후보가 1명씩 도전했다. 임 후보는 평교사에서 시작해 경북교육청 장학관, 경북대 사범대 교수 등을 거쳐 교육감에 오른 인물이다. 2018년 교육감 선거 당시 공무원에게 선거운동 대가를 대납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아 사법리스크를 털었다.

시민사회에서는 “무죄 판결은 수사 절차상 하자를 지적한 것이고, 도덕적 책임까지 면해준 건 아니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임 후보는 ‘사람 중심 AI 대전환 교육’ ‘각자의 꿈을 살리는 더 따뜻한 경북교육’ 비전을 제시하고, 지역 교육계 원로들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보수 성향의 김상동 전 경북대 총장은 임 후보의 도덕성 문제에 날을 세우며 ‘경북교육 대개혁’을 슬로건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김 후보는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지원하기 위해 ‘경북교육과정평가원’ 설립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진보 진영에서는 이용기 전 전교조 경북지부장이 나왔다. 청소년 무상 교통 정책과 고3에게 사회진출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음주운전에 깨진 단일화

울산에서는 천창수 교육감이 불출마하면서 조용식 전 노옥희재단 이사장, 구광렬·김주홍 울산대 명예교수 3자 구도로 치러진다. 조 후보는 진보, 구 후보는 중도진보, 김 후보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조 후보는 전교조 울산지부장 출신으로 고(故) 노옥희 전 교육감과 천 교육감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전현직 진보 교육감들의 후광 효과를 노리지만 단일화는 ‘반쪽’에 그쳤다. 구 후보는 조 후보의 음주운전 전력을 문제 삼아 단일화를 거부했다. 울산교육청이 음주운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후보와의 연대는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보수 진영에서 단독으로 나선 김 후보는 ‘1786 돌봄 프로젝트’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루(1),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78), 주 6일(6) 돌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구 후보는 열린 교육청, 책임 돌봄, 기초학력 책임 교육을 3대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현재 교육청 정책이 기득권에 좌우되고 있다”며 열린 교육 행정을 약속했다. 조 후보 1호 공약은 위기학생을 통합 지원하는 ‘학생성장 지원센터’ 설립이다. 기초학력 책임 보장제, 인공지능(AI) 교육 체계 구축도 약속했다.

경남에서는 박종훈 교육감이 3선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면서 후보들이 난립했다. 6명이 경쟁하다 본후보 등록을 전후해 보수 1명과 진보 3명으로 압축됐다. 보수 진영은 권순기 전 경상국립대 총장으로 단일화하며 교육감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전교조 출신인 박 교육감의 진보 교육 12년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것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송영기 전 전교조 경남지부장, 김준식 교육대개혁국민본부 공동대표가 나왔다. 오인태 전 창원 남정초 교장은 중도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권 후보 자녀 논문 특혜 의혹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의 아들이 고교 재학 시절 어머니가 지도한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입시에 활용했다는 의혹이다. 다른 후보들은 의혹 규명을 요구하며 교육자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권 후보는 경상국립대 총장 임용 과정에서 검증된 사안으로 ‘문제없음’으로 판명 났고, 입시에서도 활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구는 ‘IB교육’ 논쟁 중

대구는 3선 교육감에 도전하는 강은희 후보에게 진보와 중도보수 성향 후보가 도전하는 3파전이다. 강 후보는 중등교사와 IT 기업 대표, 국회의원, 여성가족부 장관 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전국 교육감들의 협의체인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회장과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 위원을 겸하고 있어 보수 교육계를 대표하는 인사로 꼽힌다.

도전자는 임성무 대구민주진보교육포럼 대표와 서중현 전 대구 서구청장이다. 임 후보는 전교조 대구지부장 출신으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서 후보는 고교 교사 출신으로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며 다양한 선거에 나서는 인물이다.

최대 쟁점은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 교육’이다. IB는 스위스 비영리 교육재단이 개발한 교육과정으로 토론·발표 수업과 서·논술형 평가를 특징으로 한다. 강 후보가 전국 최초로 대구에 들여왔다. 강 후보는 IB를 국내 국가교육과정 체계와 연계하는 ‘한국형 바칼로레아(KB)’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임 후보는 IB교육을 하는 일부 학교와 소수 학생에게만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IB교육의 실효성을 분석해보고 희망 학생만 참여하도록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서 후보는 IB교육으로 학생들이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중단을 예고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