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복지재단, 지난달까지 피해자 967명 상담…불법 채무 2673건 종결
부당이득금 1억 7000만원 환수·추가 피해 46억 6000만원 차단…정신건강 지원체계 강화
사진=경기복지재단
[경기인천본부=주간한국 최연훈 기자] 불법 사채의 피해는 돈을 잃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갚기 어려운 채무와 반복되는 추심 압박에 시달리던 피해자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을 위험이 있는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불법사금융 문제가 금융·법률 영역을 넘어 생명 보호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경기복지재단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불법사금융 피해자 967명을 상담한 결과, 자살 위험과 관련된 사례 23건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가운데 고위험군은 10건, 고위험 가능군은 12건,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례는 1건으로 분류됐다. 고위험군에는 비정형 사례 3건이 포함됐다.
재단은 확인된 사례 가운데 3건을 경기도자살예방센터에 연계했으며, 금융피해와 심리적 위기를 동시에 관리하는 지원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 채무 해결 이전에 무너지는 일상…협박과 추심이 남긴 상처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은 높은 이자 부담뿐 아니라 반복적인 상환 요구와 사생활 침해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
채권자가 가족이나 직장에 연락하거나 채무 사실을 주변에 알리겠다고 압박할 경우 피해자는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생계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채무 압박이 이어지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워지고, 일부 피해자는 자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경기복지재단이 금융피해 지원 과정에 정신건강 전문기관과의 협력체계를 도입한 것도 이러한 문제를 고려한 조치다.
재단은 경기도자살예방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위기 상황에 놓인 피해자를 조기에 발견해 전문적인 보호와 상담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기관에 연계한 이후에도 24시간, 72시간, 7일, 30일 단위로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단계별 사후관리 절차를 마련했다.
다만 자살 위험 관련 사례 23건 가운데 전문기관 연계는 3건으로 집계된 만큼, 나머지 사례에 어떤 보호 조치가 이뤄졌는지와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했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 피해자 405명 집중 지원…불법 채무 2679건 중 2673건 정리
경제적 피해 구제에서도 일정한 성과가 확인됐다.
경기복지재단은 올해 9월까지 상담을 진행한 967명 가운데 405명을 대상으로 집중 지원을 실시했다.
재단이 직접 개입한 불법사금융 채무는 모두 2679건이다. 이 가운데 2673건이 종결돼 거래종결률 99.8%를 기록했다.
불법적으로 지급된 고금리 이자와 부당 수수료 등을 회수한 금액은 1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불법적인 상환 요구에 대응하고 추가적인 금전 피해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46억6000만원의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이 밝힌 부당이득금 회수액과 추가 피해 예방액을 합산하면 경제적 효과는 총 48억3000만원이다.
다만 이 금액 전체가 피해자에게 현금으로 반환된 것은 아니다. 실제 회수된 금액은 1억7000만원이며 나머지 46억6000만원은 재단이 산정한 추가 피해 예방액이다.
◇ 거주지역 달라도 긴급 상담…피해지원 사각지대 줄인다
불법사금융 피해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담기관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피해자가 거주하는 지역과 상담기관 사이의 거리가 멀거나 이동이 어려운 경우 대응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복지재단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긴급한 상황에 놓인 다른 지역 피해자에게도 상담을 제공하고 필요한 지원기관으로 연계하고 있다.
초기 상담에서는 연 60% 이상의 고금리 불법사금융 대출에 관한 법적 효력과 불법추심 대응 방법, 피해 신고 절차 등을 안내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피해자가 불법적인 상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채무 문제가 더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 채무 끝나도 상담 필요…사후관리 신청률 65.8%
불법사금융 거래가 종료된 이후에도 피해자의 어려움이 곧바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재단의 이용자 조사에서는 거래 종결 이후 사후상담 신청률이 65.8%로 집계됐다.
금전적 채무관계가 정리된 뒤에도 지속적인 상담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피해지원 서비스 만족도는 평균 94.8점으로 조사됐다. 담당자의 신속성과 대응성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는 긍정 응답률이 100%를 기록했다.
경기복지재단은 앞으로 불법추심에 대한 신속한 개입과 지역 간 상담 접근성 개선, 자살 고위험군 조기 발굴, 거래 종결 이후 사후관리를 중심으로 지원체계를 보완할 계획이다.
이용빈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는 불법사금융이 생계와 일상을 무너뜨리고 심각한 경우 생명까지 위협하는 복합적인 사회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금융·법률·수사·복지·정신건강 기관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단은 축적된 상담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불법사금융 피해 유형을 파악하고 관계기관과 공동 대응도 강화할 예정이다.
불법사금융 피해지원의 향후 과제는 채무를 얼마나 많이 종결했는가에 그치지 않는다. 심리적 위기에 놓인 피해자를 얼마나 신속하게 보호하고, 재차 불법대출에 의존하지 않도록 일상 복귀를 지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피해 상담은 경기복지재단 불법사금융 피해지원 상담전화 또는 온라인 피해지원 접수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최연훈 기자 yhcho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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