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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북한군 드론전 경험, 결정적 위협 아냐”…강건작 안보실 1차장의 ‘결이 다른 생각’ 보니[반도 앨리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이 현대전의 실전 경험을 쌓아 한반도 유사시 큰 위협이 될 것이란 의견이 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이 올해 4월 26일 북한 평양에서 북한 군인들에게 러시아 국가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이 현대전의 실전 경험을 쌓아 한반도 유사시 큰 위협이 될 것이란 의견이 있다.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결정적 위협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 <무기와 전략의 진화로 읽는 전쟁의 세계사> 중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추가 파병설은 최근 제기된 안보 현안 중 하나입니다. 특히 군 안팎에선 드론전 등 현대전을 경험한 북한군의 전력 증강에 우려를 드러냅니다. 3성 장군 출신인 강건작 국가안보실 1차장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 보입니다.

그는 지난달 21일 펴낸 자신의 저서 <무기와 전략의 진화로 읽는 전쟁의 세계사>에서 “북한군은 주로 러시아군의 일부로 각개 병사나 소부대 수준의 전투 경험을 쌓았다”며 “최신 드론 전술을 숙달한 북한군도 전체에 비해 매우 소수”라고 말합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넘기는 군사기술 또한 “우리의 첨단 기술을 넘을 수 없다”며 “전쟁의 승패를 결정할 만한 큰 변수가 될 수 없다”고 평가합니다.

강 차장은 육사 45기로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위기관리센터장,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을 지냈습니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에선 외교·국방 분야 국방분과 공동위원장을 맡아 안보 공약 설계에 참여했습니다.

그가 지난해 3월과 올해 1월 각각 펴낸 <강군의 조건>, <국가가 작동하는 순간>에서 제시한 의제는 하나둘씩 국방 정책에 반영되는 중입니다. 강 차장은 <강군의 조건>에서 12·3 내란에 관여한 국군방첩사령부를 “공산국가나 독재국가의 정치군관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는데, 방첩사는 지난달 공식 해체됐습니다. 앞으로도 그가 저서에서 밝혀온 구상은 현 정부 안보 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강건작 국가안보실 1차장(오른쪽)이 하준경 경제성장수석과 지난 6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시작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시작전권이 없는 한국 합참은 연 2회 실시하는 한미연합훈련에서 주도권이 없다. 주도권이 없는 관찰자 입장으로 전환된다. 합참 근무 장교 대부분이 전쟁 연습에 참여할 기회가 없다.

- <강군의 조건> 중

강 차장은 한·미 간 핵심 쟁점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두고 “지금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전시 작전권 없이 “평시 작전권만 보유한 나라는 한국군뿐”이라며, 우리가 직면한 딜레마와 한계를 말합니다.

강 차장은 <강군의 조건>에서 “한국군의 독특한 구조는 한국군과 전쟁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전쟁은 외국군에게 위탁하고 전쟁 수행을 핵심 가치로 생각할 줄 모르는 군대가 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처럼 전쟁 대비가 주된 업무가 돼야 할 조직이 “눈앞에 떨어진 각종 현안을 급하게 해결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강 차장은 과거 전작권 환수 논의에 때마다 불거진 북한의 오판 가능성도 언급합니다. 그는 <강군의 조건>에서 전·현직 장성들이 “북한이 오판해 한반도 안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전작권 환수에 반대한 역사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안보 역량에 대한 정확한 평가 없이 오랜 시스템을 갑자기 바꾸는 것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도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더 이상 전작권 환수는 미루기 어렵다는 취지의 언급을 합니다. 그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를 이유로 듭니다. 미군이 한반도 방위에 예전만큼 공력을 쏟을 가능성이 줄어든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 차장은 “미군은 한반도 유사시 해군이나 공군 전력을 지원하는 것은 몰라도 육군 병력을 지원할 생각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군이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하지 않으면서 국제정치 상황이 마냥 우호적일 것이란 희망으로만 버텨서는 더더욱 안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해병대가 지난 5일 경기 포천에서 열린 한·미연합 해병대 훈련에서 1인칭 시점(FPV) 공격 드론인 네로스 아처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눈앞에 닥친 한국군의 가장 큰 문제는 병력자원 부족이다... 비싼 비용에 전투력도 담보되지 않는다면 인간 병사를 완전히 대체하는 인간형 로봇 병사의 미래는 생각보다 가깝지 않다.

- <무기와 전략의 진화로 읽는 전쟁의 세계사> 중

강 차장의 관심사 중 하나는 병력입니다. 그는 저서마다 당면한 한국군의 병력자원 감소를 지적합니다.

그는 두 책에서 드론, 로봇, 인공지능(AI)이 현대전에 필수적인 무기라고 언급하지만 “드론과 마찬가지로 적도 로봇을 쓸 것”이라면서 “인간형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전투에 투입되더라도 전쟁의 승패와는 크게 관계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국이 드론을 활용하며 “전투능력이 균형을 이뤘고 이는 러·우 전쟁이 진지전 양상으로 흐른 본질적 이유”라고 짚습니다.

그는 로봇이나 AI의 병력 대체 효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비용과 기술 문제도 지적합니다. 한국군의 로봇 기술은 아직 중국에 뒤처져 있는 데다 “인간형 로봇의 비용이 과하게 많이 든다”는 점을 들어 당장 병력 대체 효과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강 차장은 병력의 손실을 초래하는 방어체계를 바꿔야 한다며 “진지전이 아닌 기동전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가뜩이나 병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선 병력 피해를 줄이는 작전체계가 더 중요해집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한 치의 땅도 물러서지 않기 위해서는 병력을 몰아붙여야 한다. 그 와중에 생기는 불가피한 희생은 뒷전이다. ‘땅’을 지키는 일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우리 땅을 위협하는 ‘적의 전투력’을 없애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

공군이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7일까지 호주 다윈기지에서 열린 2026 피치블랙에 참여했다. 지난 4일 출격 준비하고 있는 KF-16 전투기. 연합뉴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원은 주로 기존 안보와 관련된 부처 장관들이다. NSC 안건이 주로 외교, 통일, 국방 등 전통적 안보 사안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 국가안보실 차장들과 안보실 비서관들도 전통적 안보를 다루던 사람들이다.

- <국가가 작동하는 순간> 중

육사 출신인 강 차장이 안보 개념을 국방 사안으로만 좁히지 않는 점도 눈에 띕니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장 재직 시 코로나19 등을 경험한 그는 “NSC가 포괄 안보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 문을 더 크게 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안에 따라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등을 NSC에 포함해 전염병 등에 대처하자는 취지입니다. 외교관, 군인 등으로 구성된 기존 NSC 구성을 다양화하자는 뜻이기도 합니다.

군인의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도 있습니다. 강 차장은 한국방공식별구역(카디즈·KADIZ)이 단독으로 설정된 구역에 중국군 정찰기가 무단침입하는 데 “비례적 대응”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카디즈는 미식별 항공기가 한국 영공으로 침입하는 것을 사전에 탐지하고 식별하기 위해 군사적 목적으로 설정한 공역입니다.

그는 <국가가 작동하는 순간>에서 “중국 항공기의 무단진입 이후 중국 항공기가 우리 영공에 접근한 거리만큼 우리 항공기도 중국 영공에 접근해 전략적 정찰비행을 실시하고 필요 시 중국에 사전 통보할 것”을 2019년 제안했다고 밝힙니다. 강 차장은 이 같은 대응으로 “기존의 단순한 항의 수준에서 상호주의에 따라 양국이 함께 행동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이끌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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