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 이사장 "인력·자금·마음의 준비 끝…개방 기다리고 있다"
탈북민 등 참여 '극동아카데미' 3기까지 운영…평양 거점 북방선교 구상
1956년 인천서 첫 전파…13개 지사·2개 AM·14개 중계소로 성장
"북한의 문이 열리면 평양을 중심으로 방송국을 세우고 싶습니다."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16일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에서 열린 창사 7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극동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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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 채플실. 창사 70주년 기자간담회에 나온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92)이 앞으로의 70년을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꺼낸 곳은 평양이었다. 1956년 인천에서 북방을 향해 처음 전파를 쏘아 올린 극동방송이 70년 뒤 다시 '북녘'을 다음 목적지로 내세운 것이다. 김 목사는 "인력과 자금, 마음의 준비가 모두 됐다"며 북한이 개방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구상은 단순한 희망에 머물지 않는다고 했다. 극동방송은 북한 선교 인력을 미리 양성하기 위해 1년 과정의 '극동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북한 이탈 청년과 북한 선교에 관심 있는 이들이 참여하며 현재 3기까지 교육을 마쳤다. 수료생 일부는 극동방송 직원으로 채용됐다.
김 목사는 북한이 개방될 경우 이곳에서 훈련받은 인력이 현지 방송국 운영을 맡는 그림을 제시했다. 교회나 신학교를 먼저 세우기보다 방송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현지 신앙공동체가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평양 방송국'을 이야기한 데는 극동방송의 출발점이 겹쳐 있다. 극동방송은 1956년 12월23일 '한국복음주의 방송국'으로 첫 전파를 내보냈다. 1967년 서울 마포구로 사옥을 옮기며 현재의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아세아방송과 통합하며 방송망을 넓혔다.
지금은 한국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 등 4개 언어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 몽골 등 북방 지역을 향해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극동방송의 70주년 공식 자료에 따르면 현재 13개 지사와 2개 AM 채널, 14개 중계소를 운영한다.
김 목사는 이날 70년의 시간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방송국의 존립 위기를 꼽았다. 그는 과거 극동방송이 이른바 구원파 측으로 넘어갈 상황에서 미국 선교사의 요청을 받고 방송국을 맡아 지켜낸 일을 "가장 보람 있는 기억"이라고 회고했다. 이후 국내 교인들의 후원과 직원들의 헌신으로 방송국을 운영해 왔고, 현재까지 차입금 없이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70년을 이야기하는 자리였지만 그의 시선은 상당 부분 '이후'에 머물렀다. 북한 개방에 대비한 인력 양성뿐 아니라 국내 탈북민과 교회를 연결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김 목사는 국내 약 6만개 교회가 3만3000여명의 북한 이탈 주민과 일대일로 관계를 맺고 정착을 지원한다면 교회와 정부가 함께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통일부 등 정부 측과도 관련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김 목사는 이날 오전 주한 유엔군사령관을 지낸 미국 측 인사들과 만났다고 소개하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미동맹이 지금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다"는 것이 그의 견해였다. 저출산 문제에도 우려를 나타내며 한국 사회가 다음 세대를 키우는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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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방송은 창사 70주년을 '복음 70년, 은혜 70년'이라는 이름 아래 기념하고 있다. 다음 달 15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전국대합창제를 열고,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념 리셉션을 개최한다. 17일에는 한양대 대운동장과 노천극장에서 후원자와 청취자, 어린이합창단 출신 등이 모이는 '홈커밍데이'를 연다. 12월23일에는 극동방송 아트홀에서 70주년 감사예배를 진행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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