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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는 물밑에서, 사과는 소속사가…유아인의 숨바꼭질 [취재진담]

배우 유아인(40)이 돌아온다. 장재현 감독이 끌고 빌리언스가 민다. 대중을 간 보듯 확정된 바가 없다더니 결국 장 감독은 유아인을 영화 ‘뱀피르’ 주연으로 낙점했고, 유아인은 ‘뱀피르’를 발판 삼아 활동을 위한 새 둥지로 빌리언스를 골랐다.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유아인(40)이 돌아온다. 장재현 감독이 끌고 빌리언스가 민다. 대중을 간 보듯 확정된 바가 없다더니 결국 장 감독은 유아인을 영화 ‘뱀피르’ 주연으로 낙점했고, 유아인은 ‘뱀피르’를 발판 삼아 활동을 위한 새 둥지로 빌리언스를 골랐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입장을 밝힌 지 약 3년6개월 만이다.

다만 3년6개월 전체를 자숙 기간으로 보긴 어렵다. 지난해 7월에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그로부터 1년 남짓 흘렀다. 유아인이 대법원 판결 직후부터 깊은 반성에 돌입했다고 해도 충분한 시간으로 보이진 않는다. 더군다나 집행유예는 끝나지 않았다. 그의 대대적인 컴백 소식이 갑작스럽다 못해 황당한 이유다.

빌리언스는 지난 8월21일 “계약에 앞서 유아인과 오랜 시간 여러 차례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배우로서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책임과 자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아인이 ‘대중에게 용서와 이해를 구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함께 고민하고 나아갈 동반자’로서 자사를 택했다고 강조했다. 만 나이로 불혹이 코앞인 그가 그동안 3년이 넘도록 소속사가 없어서 직접 용서를 구하지 못한 건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또한 빌리언스는 “서두르기보다 배우가 스스로 감당해야 할 책임을 다하고 대중과 완전히 새로운 신뢰를 쌓아갈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함께하고자 한다”며 “과거의 시간을 가볍게 여기거나 서둘러 지나가려 하지 않겠다. 다시 신뢰를 얻는 일에는 무엇보다 깊은 반성과 진정성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을 절반 가까이 남겨두고 작품에 합류한 유아인이 ‘책임’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감당’이라는 표현도 적절하지 않다. 마약사범인 그가 해야 할 것은 감당이 아닌 속죄다. ‘깊은 반성’과 ‘진정성 있는 태도’는 대체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 역시 궁금하다. 소속사가 내놓은 입장문은 활동 재개에 따른 부정 여론을 틀어막기 위한 궁색한 해명으로 보인다.

영화 ‘뱀피르’ 대본 리딩에 참여한 유아인. NEW 제공

유아인이 조금이나마 신뢰를 회복하고 싶었다면 형이 확정된 지난해 7월이 적기였다. 같은 해 3월과 5월, 그가 주연이라는 이유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던 ‘승부’와 ‘하이파이브’가 잇따라 스크린에 걸렸다. 해당 영화 제작진이야말로 내용상 편집할 수 없는 배역을 꿰찼던 그로 인해 거센 비판을 ‘감당’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유아인은 사과는커녕 침묵으로 일관했다. 영화 ‘호프’ VIP 시사회에 등장해 그의 ‘뱀피르’ 출연 여부가 입에 오르내릴 때도, 현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기 전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유력한 행선지로 꼽힐 때도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그의 SNS는 2023년 3월28일에 멈춰 있다.

더 나아가 유아인이 천만 감독의 차기작 주인공을 맡고 새 소속사를 구한 상황은 상품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연예계의 도덕적 해이를 방증한다. 이 과정에서 대중은 철저히 배제됐다. 사전에도 사후에도 그의 복귀가 시기상조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 가운데 ‘비판을 겸허히 경청하고 필요한 소통에도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소속사의 발언은 기만으로 비춰진다.

작금의 우려처럼 ‘뱀피르’가 흥행한다면 여론을 무시하고 이뤄진 모든 결정이 옳았던 초강수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범죄를 저지른 뒤 충분한 뉘우침 없이도 스타라면 손쉽게 복귀한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 이제 남은 거름망은 대중의 판단뿐이다. 유아인의 스타성은 결코 면죄부가 될 수 없으며, 그의 그릇된 선례가 또 다른 이의 면죄부가 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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