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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보수 원로 찾고 이태원 참사 유족 만나고…보폭 넓히는 정점식 원내대표

정점식(국민의힘·통영고성) 원내대표가 당 안팎을 아우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 보수 진영 원로를 잇달아 찾더니 지난 2일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만나 “정치권 대응이 충분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보수 원로 찾고 이태원 참사 유족 만나고…보폭 넓히는 정점식 원내대표

박근혜·이명박 예방 이어 참사 유족 만나 ‘사과’

특조위 연장에 협조…보수 통합·소통 확대 주목

“국민 보고 정치” 정 원내대표 향후 행보에 관심

정점식(국민의힘·통영고성) 원내대표가 당 안팎을 아우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 보수 진영 원로를 잇달아 찾더니 지난 2일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만나 “정치권 대응이 충분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접촉면을 넓혀 보수 통합과 외연 확장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공간인 서울 종로구 별들의집을 방문해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유족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족에 사과…특조위 연장 ‘여야 합의’

정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10.29 이태원 참사 현장과 기억공간을 방문해 유가족들과 대면했다. 이들이 만난 날은 국회가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을 내년 9월 16일까지 1년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하기 하루 전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시는 과정에서 정치가 충분히 응답해드리지 못하고 상처를 드린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규명과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유가족과 소통 과정에서 아쉬움이나 오해가 있었다면 앞으로 더 깊이 눈을 맞추고 다가가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아울러 구체적인 원인 규명과 책임 명시, 피해자 권리 보장, 재발 방지책 마련이라는 과제가 남았다는 말도 꺼냈다.

유가족이 제안한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유가족 간 3자 협의체 구성에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내 검토를 거쳐 민주당과 대화하겠다는 태도다. 정 원내대표는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도 “당내 검토 후 민주당과 논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만남이 있고 나서 국회는 다음 날인 지난 3일 본회의를 열어 이태원 참사 특별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재적 의원 290명 중 231명이 참석해 찬성 220명, 반대 5명, 기권 6명으로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애초 이달 16일부로 끝날 예정이던 특조위 활동기간은 내년 9월 16일까지 연장된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2일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공간인 서울 종로구 별들의집을 찾은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일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공간인 서울 종로구 별들의집을 방문해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유족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특별법 둘러싼 충돌과 달라진 소통 방식

이번 행보가 눈길을 끄는 것은 이태원 참사를 대했던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과거 대응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월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이태원참사특별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야당과는 특별법 처리 방식과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했다. 그러다 쟁점 조항을 조정한 특별법에 여야가 합의하면서 같은 해 5월에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 같은 과정을 고려하면 국민의힘 원내사령탑이 참사 현장과 기억공간을 찾아 유가족에게 직접 사과하고 진상규명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이전과 다른 장면이다.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간을 놓고 보더라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은 것은 추경호 원내대표 시절에 이어 약 2년 만이다.

이번 만남 성사 과정도 눈에 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를 찾겠다는 유가족 제안에 자신이 직접 참사 현장과 추모 공간에 들려 이야기를 듣겠다고 했다고 한다.

정 원내대표는 당시 유가족 앞에서 밝힌 사과를 두고 “이전 우리 당 행태에 대해서까지 포괄적으로 사과드린다기보다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 것”이라며 “모든 국민 아픔을 위로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은 정치의 당연한 임무다. 정치의 역할은 국민 눈물을 닦아주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당 기본 입장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넓어진 정치적 보폭

정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만남에 앞서 전직 대통령을 예방했다. 당을 추스르려는 목적이 깔린 행보다. 대통령 예방이 보수 진영 내부 결속을 겨냥했다면, 이태원 유가족 방문은 당 밖으로 접촉면을 넓힌 동선으로 풀이된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달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달 3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차례로 만나 조언을 들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정 원내대표에게 “여당과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끝까지 반대할 것은 반대해야 한다”며 “국민을 보고 정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31일 서울 서초구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조언은 정 원내대표가 처한 원내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충분히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다. 과반 의석을 가진 여당을 상대로 표결만으로 입법을 저지하기도 어려워 사안별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 여론 지지 확보도 중요하다.

정 원내대표는 협조할 사안에는 접점을 찾고 쟁점 현안에서는 견제 논리를 분명히 하면서 정치적 공간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을 보고 하는 정치’를 어떻게 이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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