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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이가 ‘트릭’ 세션 마지막 3차 시도 때 앞서 실패했던 기술을 성공한 뒤 놀란 표정을 짓는 모습. 도코나메=AP 뉴시스
‘스케이트보드 신동’ 강준이(18)의 시작은 ‘맨땅’이었다. 경남 양산에서 태어나 8살 때 스케이트보드에 입문했지만 그가 살던 지역에는 훈련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좀 더 커서는 매주 금요일 새벽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올라와 훈련 시설이 갖춰진 공원에서 연습을 한 뒤 주말 가장 늦은 버스로 다시 양산으로 내려왔다. 이후 안정적인 훈련을 위해 2020년 경기 용인시로, 2023년엔 서울로 이사했다.
그렇게 한 걸음씩 위를 향해 전진하던 강준이가 마침내 아시아 무대 정상에 우뚝 섰다.
강준이는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선에서 최종 합계 180.85점을 받아 개최국이자 이 종목 강국 일본의 사사키 도아(19·172.35점)를 누르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동메달 역시 168.11점을 기록한 일본의 오노데라 긴우(16)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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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이가 27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선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도코나메=AP 뉴시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에서 금메달을 딴 건 강준이가 처음이다. 스케이트보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은주원(25)이 남자 스트리트에서 동메달을 딴 게 종전까지 한국이 이 종목에서 딴 유일한 메달이었다.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는 계단, 난간, 레일, 경사면 등 길거리 구조물 경기장에서 자유롭게 기술을 구사하는 종목이다. 45초 동안 코스를 누비는 ‘런(Run)’과 단일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는 ‘트릭(Trick)’ 점수를 합친 총점(200점 만점)으로 순위를 가린다.
이날 강준이의 연기는 야구로 치면 ‘9회말 역전 만루홈런’처럼 짜릿했다. 강준이는 런에서 88.45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어진 트릭 1, 2차 시기에서 연달아 넘어지며 모두 0점에 그쳤다. 한순간에 메달권 밖으로 밀린 강준이는 2차 시기 실패 직후엔 고개를 양팔 사이에 파묻은 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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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뉴시스
하지만 강준이는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앞서 두 차례 실패했던 ‘널리 270 힐플립 립슬라이드’를 끝내 성공시키면서 트릭에서도 가장 높은 92.40점을 받아 금메달을 확정했다. 이 기술은 보드 앞쪽을 힘차게 차올라 도약한 뒤 공중에서 발뒤꿈치로 보드를 회전시키면서 몸을 270도 비튼 뒤 난간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고난도 기술이다. 완벽한 착지에 성공한 그는 우승을 예감한 듯 이번엔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강준이는 “모든 걸 갈아 넣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는데 여기서 끝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관중석에 계신 어머니를 비롯해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믿음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다’며 마음을 다잡았다”며 “마지막 시기를 앞두고 긴장감에 다리가 떨리는 등 걱정도 많이 했지만 결국 잘 이뤄낸 거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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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이는 이날 최종 합계 180.85점을 받아 개최국이자 스케이트보드 강국 일본의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코나메=AP 뉴시스
이제 강준이의 시선은 더 넓은 무대로 향한다. 강준이는 “태극마크를 달고 나간 국제종합대회에서 우승하니 더 영광스럽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무릎 부상으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강준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연일 한국 스케이트보드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2024년 11월엔 권위 있는 아마추어 대회 ‘탬파암’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올해 초에는 전 세계 최정상급 프로들이 겨루는 ‘스트리트 리그 스케이트보딩’(SLS)에 처음 출전해 정상에 섰다. 세계 최대 액션 스포츠 대회인 ‘2026 X게임’에서는 금 3개, 은 1개, 동메달 2개 휩쓰는 파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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