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 종목 2배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가시화 단계다. 이 상품의 핵심은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ETF’가 아니라 ‘삼성전자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한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변동성이 커지면 방향을 읽어도 실제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장기 투자 상품이라기보다 짧은 구간에서 방향과 속도를 맞혀야 하는 상품에 가깝다.
여기서 생기는 의문은 분명하다. 지금 꼭 시장에 필요한 상품인가다. 보통의 경우, 자본 시장에서 투자상품이 확대되는 건 긍정적 요소다. 투자자의 선택지를 넓혀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등장하는 ‘시점’과 ‘환경’을 따져볼 필요는 있다.
국내 증시는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시장 변동성 수준을 나타내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3월 25일 기준 60을 웃돈다. 변동성 위험 수준으로 여겨지는 40을 크게 넘어섰다. 단기 수익을 좇는 투기성 자금이 빠르게 불어나는 국면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국내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ETN 포함) 시가총액은 3월 10일 기준 2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2조4000억원)보다 약 75% 늘었다. 개인투자자의 포모(FOMO·소외 공포)성 자금이 고위험 상품으로 몰리면서 시장 변동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단기 매매와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자본 시장 선진화는 거래대금 확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업가치 제고, 공시 신뢰 회복, 주주환원 강화, 장기 자금 유입이 함께 맞물릴 때 비로소 가능하다. 정부가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지금 시장에 필요한 건 강한 자극이 아니다. 자금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만드는 유인책이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3호(2026.04.01~04.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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