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진업 기자]가수 유승준(49·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세 번째 비자 발급 거부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하며 사법적 판단에서 또 한 번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2002년 병역 기피 논란 이후 24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를 바라보는 국내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영하권에 머물러 있다.
2일 서울고법 행정8-2부는 유승준이 주 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행정청이 재량권을 행사할 때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기존 판례 취지가 다시 한번 반영된 결과다.
사법부의 판단은 명확한 법리적 절차에 근거하고 있지만, 판결문 행간에서도 유승준의 과거 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유승준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이 판결이 과거 유승준의 행위가 적절했다거나 국가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도덕적 책임을 다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법리적 하자를 이유로 행정 처분을 취소했을 뿐, 그의 병역 기피 행위 자체를 정당화한 것은 아니라는 일침이다.
대중의 반응 역시 냉담하기만 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뉴스 댓글 창에는 “법적으로 비자를 내주라는 것과 국민이 그를 용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 “청춘을 바쳐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수많은 청년들에 대한 박탈감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등 비판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특히 20여 년 전 “군대에 가겠다”고 공언한 뒤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출국했던 당시의 배신감이 여전히 대중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어, 세대와 시대를 불문하고 ‘공정’과 ‘병역 의무의 형평성’이라는 역린을 건드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설령 대법원 확정 판결을 거쳐 재외동포(F-4) 비자가 실제로 발급된다 하더라도, 유승준이 꿈꾸는 ‘국내 활동 및 연예계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방송계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지상파 및 주요 방송사 출연 정지 명단에 올라 있는 데다, 거센 역풍과 불매 운동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를 섭외할 제작진이나 기업은 전무하다는 평가다.
한 방송 관계자는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하는 것은 개인의 법적 권리 문제일 수 있으나, 대중의 사랑과 신뢰를 먹고 사는 연예인으로서의 활동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며 “유승준에게 씌워진 ‘병역 기피 1호 연예인’이라는 낙인은 법정 승소로도 결코 지워질 수 없는 족쇄”라고 짚었다.
법의 문턱은 끊임없는 소송전 끝에 낮아졌을지 몰라도, 24년간 굳게 닫힌 ‘국민 정서’라는 더 높은 장벽 앞에서 유승준의 완전한 귀환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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