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하고 뮤비도 만드는...'AI', K팝의 새 엔진 [엔터그알]
천윤혜
기자
2026-05-01 10:00:01
지드래곤 콘서트에서 펼쳐진 드론쇼 / 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AI(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K팝 산업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접목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팬들도, 엔터사들도 만족할 만한 방향으로 변하는 중이다.
현재 AI가 가장 널리 활용되는 분야는 번역이다. 글로벌 팬덤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팬들과의 소통을 돕기 위한 실시간 번역 서비스가 보편화됐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 디어유, 베리즈 등은 AI 기반 실시간 자막과 채팅 번역 기능을 제공하며 아티스트와 팬 간의 소통 장벽을 낮추고 있다. 지드래곤 소속사로 유명한 엔터테크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콘서트와 팬미팅 등 오프라인 현장에서 아티스트가 하는 말을 자동으로 번역해 주는 AI 안경을 출시할 예정이다.
팬 경험을 확장하는 데에도 AI가 적극 활용된다. 디어유는 아티스트의 가상 반려동물 캐릭터와 팬이 소통하는 AI 펫 버블을 운영 중이다. AI를 통해 캐릭터 시점에서 아티스트의 일상과 관심사를 전달하는 서비스다. 베리즈는 아티스트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분석해 주요 키워드와 반응을 정리하는 AI 댓글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는데, 지난 1년간 약 5000건의 콘텐츠가 생성됐다. 나아가 작품의 스토리와 세계관, 캐릭터 성격까지 학습한 AI가 극 중 인물로 팬들과 소통하는 AI 페르소나 서비스도 도입했다.
오프라인에서도 기술 접목이 이어지고 있다. 지드래곤 콘서트에서는 홀로그램으로 빅뱅 멤버 대성과 태양의 모습을 구현했으며, 디에이징(AI와 데이터 추출 기술을 접목해 젊은 시절의 모습을 재현하는 기술) 기법을 활용해 지드래곤의 꼬마 룰라 시절 모습을 재현했다. 공연 중 드론을 활용해 공중에 아티스트 얼굴 형상 등을 구현한 연출 역시 AI로 학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VR 콘서트에서는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촬영한 후 AI툴을 활용해 배경을 합성하고, 미디어 전시에서는 AI 기반 홀로그램을 통해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제공=디어유, 베리즈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AI가 팬들의 경험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이를 통해 제작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음원 아카이빙과 뮤직비디오 제작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뮤직비디오 제작에서 AI 활용 시 비용 절감 폭이 크다는 전언이다.
K팝 VR 콘서트 제작사 어메이즈의 이승준 대표 또한 앞서 머니투데이방송 MTN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AI를 안 쓰고 (VR 콘서트를) 만들면 제작비가 50~100억원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우리는 모듈화된 툴을 써서 제작비를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버추얼 아티스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에스엠이 선보인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는 AI를 활용해 외형과 목소리를 구현한 사례다. 실제 인물을 기반으로 한 버추얼 아티스트 역시 외형 송출 과정에서 AI 기술이 활용되는 편. 버추얼 아티스트를 제작하는 업계 한 관계자는 "AI를 활용하기 전에는 버추얼 아티스트가 특정 의상을 갖춰 입어야 했지만, AI를 활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어 장비도 많이 간소화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AI는 K팝 산업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제작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팬 경험을 확장하고, 콘텐츠 몰입도를 강화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버추얼 아티스트가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도 AI 기술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위버스는 악성 게시글 필터링에도 AI를 적용하는 등 활용 범위는 넓어지고 있다.
AI 기술 발전 속도가 가파른 만큼 K팝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 AI가 K팝의 제작 방식과 팬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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