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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버스 노선으로 보는 지역 대학과 도시 경쟁력

도시민에게 이동은 도시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권이요, 대중교통은 시민의 발이다. 특히 도시철도 교통체계가 완비되지 않은 광주에서 시내버스는 시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도시기반 서비스이다.

버스 노선으로 보는 지역 대학과 도시 경쟁력

버스 노선으로 보는 지역 대학과 도시 경쟁력

김항집 광주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

2026년 08월 24일(월) 22:00

도시민에게 이동은 도시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권이요, 대중교통은 시민의 발이다. 특히 도시철도 교통체계가 완비되지 않은 광주에서 시내버스는 시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도시기반 서비스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오는 10월 시행을 목표로 광주권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추진 중이다. 2017년 이후 9년 만에 단행되는 대규모 대중교통체계 정비사업으로, 도시철도 2호선 개통에 대비하고 외곽 아파트 단지 조성과 신규 택지지구 개발 등 도시공간구조 확장에 따른 교통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변경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어야 할 원칙이 빠져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바로 청년 유동인구의 중심지인 대학교에 대한 접근성이다. 시에서 밝힌 원칙은 간선은 연결성과 신속성, 지선은 생활권 접근성이라지만 그 ‘생활권’ 안에 ‘대학캠퍼스’가 별도 범주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이상 어느 대학이든 효율화라는 이름 아래 주요 노선에서 밀려날 우려가 있다.

노선 하나가 끊기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대학생과 대학교의 몫이 된다. 학생들은 주요 지역을 오가기 위해 두세 번씩 갈아타야 하는 체력적·시간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 급할 때는 결국 택시에 의존하며 경제적·심리적 부담까지 짊어져야 한다. 학교로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통학과 캠퍼스 생활 및 대학활동에서 불리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결국 대학생 청년들에게 불편한 도시라는 오명을 쓰게 되고 젊은 세대가 모이기 어려운 도시, 인재가 모이지 않는 도시로 도시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대학은 지역 전체에서 학생들을 끌어모으는 청년거점이다. 학교를 중심으로 대중교통이 얼마나 편리하게 뻗어 있느냐에 따라 그 도시 곳곳의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도 갈린다. 물론 대학마다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통학버스는 어디까지나 학생들을 학교로 모아들이는 역할만 할 뿐, 학교를 거점으로 지역 곳곳으로 활동인구를 퍼뜨리는 구조가 아니다. 학기 중 캠퍼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지갑이 얇은 혈기왕성한 청년들이 여가시간에 혹은 통학버스 운행시간 외에 도심과 지역상권을 오가려면 결국 대중교통인 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골목상권이든 메인상권이든 그 거리에 활력이 도는 것은 결국 대학생들이 그곳을 드나들 때이다. 문화소비층의 주류를 이루는 20대 대학생들이 골목을 채워야 비로소 지역의 ‘갬성’이 생기고 ‘맛집’이 탄생하며 이들이 모여 ‘핫플’이 만들어진다.

또한 기존 노선이 없어지는 대학교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청년들은 환승을 해야 하는 불편함과 이동시간의 증대라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간선·지선 체계의 네트워크 효율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노선 개편안은 이동 수단 선택지가 제한된 청년·대학생에게 ‘통행 마찰(Travel Friction)’비용을 전가하게 된다.

기존 대학 직결 노선의 폐지나 단축은 청년층의 이동 편의성을 저해하고 주거·교육 여건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을 가져온다. 자가용이 없어 대중교통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대학생에게 환승 횟수 증가는 단순한 피로도를 넘어 학업·알바 등 일상생활 전반에 실질적인 기회비용 손실을 가져온다. 높은 주거비를 피해 도심 외곽이나 신규 택지지구에 거주하는 청년·대학생일수록 대학-도심 간의 직통 연결망이 단축될 때 가장 큰 이동 제약에 직면하게 된다.

다행히 아직 최종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10월 시행을 앞두고 다양한 대안과 보완책을 검토할 시간이 있다. 간선 위주 노선개편으로 직행노선이 사라진 구간에 등교 및 하교 시간대에만 집중 운행하는 맞춤형 버스를 투입하거나, 버스 노선을 단순화하는 대신 주요 지선 노선의 회차지나 경유지를 대학정문 외곽이 아닌 캠퍼스 내부(학술정보관, 학생회관 앞)로 연장하는 방안의 도입도 검토할 수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진정 지방소멸을 넘어서는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 되고자 한다면 이번 버스 노선 개편안의 핵심 원칙에 대학교 접근성을 반드시 넣어서 도시민의 이동권을 강화하고 도시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김항집 광주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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