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향미 변호사
[파이낸셜리뷰] 요즘 스마트폰 사진을 백업하기 위해 구글포토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 그러다 보니 클라우드에 사진, 메모, 문서 등 많은 개인정보가 저장돼 있다.
이혼을 앞두고 배우자의 부정행위나 경제적 무개념과 관련된 내역 등 증거를 수집하는 게 필요한데, 그 가정에서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되는 경우가 있다.
그중 하나로 배우자의 구글포토에 몰래 접속해 사진을 다운받으면 처벌된다. 이와 관련하여 2024년에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와 소개하려고 한다.
배우자의 구글 계정에 몰래 들어가서 사진을 본 사람이 ‘정보통신망법위반’이라는 죄로 처벌을 받게 된 건인데, 이혼을 준비하면서 주의해야 할 내용이다.
아래 사례는 2024년 11월에 선고된 대법원 판례 실제 사례다(대법원 2021도5555사건).
A씨가 배우자 B와 다툰 후 2018. 4. 경 가출해 별거를 시작했다. 이후 5달이 지난 2018. 9. 경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그 사이인 2018. 6. 경 별거할 때 가지고 나간 노트북에 배우자B의 구글 계정이 로그인 되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배우자 B의 구글포토에서 몰래 일부 사진을 다운로드 받았고, 공유 설정도 변경했다. 참고로 그 노트북은 부부가 평소 같이 쓰던 노트북이었다.
대법원 판결문에 나오지 않지만, 아마도 A씨가 이 사진을 이혼 소송에서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례에 대한 판례의 논리를 살펴보면, (1) 구글 계정 사진첩 서비스제공자인 구글은 B에게만 식별부호를 이용하여 위 사진첩에 접근할 권한을 부여하였다. (2) A는 B의 구글 계정이 접속된 상태에 있는 것을 기회로 삼아 B로부터 아무런 승낙이나 동의 등을 받지 않고 위 사진첩에 접속하였다. (3) A의 행위는 서비스제공자인 구글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인 B의 구글 계정 사진첩에 접속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정보통신망의 안정성이나 정보의 신뢰성을 해칠 위험이 있으므로,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배우자라고 해도 상대방의 허락 없이 개인 계정에 들어가면 안 된다. 설령 배우자의 계정이 같이 쓰는 컴퓨터에 로그인이 되어있다고 해도 마음대로 들어가면 안된다. 이런 행동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처벌 사유이다.
그럼 실제 이혼소송에서 현실은 어떨까? 이혼 상담, 이혼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이처럼 배우자의 구글 계정에 몰래 접속해 사진을 다운로드 받거나, 구글 타임라인 등 위치 정보를 몰래 받고 이를 증거로 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비밀번호를 걸어 둔 카카오톡 계정에도 몰래 접속해 사진을 캡처하는 등 증거를 수집하는 경우가 많고, 그 증거들이 이혼 소송에 많이 제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실무상 고소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고소하더라도 기소유예나 선고유예로 선처 받는 경우가 많지만, 앞으론 점점 달라질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 판례는 예전에는 부부 사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허용되지 않는 행동에 대해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상대방의 휴대전화,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에 저장된 정보, 사진 등에 허락 없이 함부로 접속하고 저장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디지털 시대에 맞게 판결로써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대한 경계를 명확히 해준 것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판결 전에도 배우자의 잠금 설정된 휴대전화를 열어 카카오톡 등에서 무단으로 자료를 수집하면 형사처벌 대상이었다. 실무상 많이 봐줬지만 이번 판례와 같은 경우가 쌓일수록 부부 사이에도 디지털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좀 더 명확해지고, 불법의 경계 또한 보다 짙어지며, 이러한 선을 넘으려는 행동들에 대한 경고가 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프라이버시를 지키느라 이혼 소송에서 쓸 수 있는 증거가 줄어들 수 있지만, 반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상대방의 정보를 캐는 행위 또한 부적절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위 판결의 입장을 지지하는 바이다.
결론을 요약하자면 배우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계정에 들어가는 건 불법이다. 로그인되어 있는 걸 발견해도 들어가면 안 된다. 증거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합법적인 방법으로 수집해야 할 것이다.
이혼은 힘든 과정이지만, 불법적인 방법은 피해야 한다.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배향미 변호사 약력
대우조선해양(주) 준법지원부
변호사 배향미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정의와사랑
법률사무소 정온(晸穩)
현) 법무법인(유한)신원 순천분사무소
현) 전라남도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백인변호사단
현) 전남지방노동위원회
배향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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