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 AI 이미지. KAIST 제공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송영민 교수 연구팀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정현호 교수팀과 함께 전기를 이용해 색이 변하는 물질(전기 변색 소재)을 활용해 적은 전력으로 색을 구현하는 ‘재구성 가능한 저전력 반사형 모노픽셀(r-GT)’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디스플레이는 더 선명한 화면을 만들기 위해 픽셀을 점점 작게 만들고 있지만 픽셀이 작아질수록 전력 소모가 커지고, 빛이 줄어드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AR·VR 기기처럼 눈 가까이에서 보는 디스플레이는 아주 작은 픽셀과 낮은 전력을 동시에 만족해야 해 구현이 어려운 기술로 꼽힌다.
연구팀이 개발한 r-GT 픽셀은 전기를 가하면 색이 바뀌고, 한 번 바뀐 색은 전기를 끄고도 일정 시간 유지된다. 즉 색을 바꿀 때만 전력을 쓰고, 유지할 때는 거의 전력이 필요 없는 구조다.
이 기술의 핵심은 두 가지다. 먼저 전기를 가하면 성질이 변하는 전도성 고분자 ‘폴리아닐린(PANI)’이다. 이 물질은 1볼트 이하의 낮은 전압에서도 반응하며, 빛의 성질(굴절률)이 변하면서 색이 달라진다. 여기에 빛을 여러 번 반사시켜 특정 색을 더 강하게 만드는 ‘공진 구조(resonator)’를 결합했다.
그 결과 초저전력(90 μW cm⁻²) 으로도 220°이상의 넓은 색상 변화를 구현했다. 즉, 1cm² 기준 약 0.00009W 수준의 매우 적은 전력만으로도 색상환(360°)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범위를 표현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모노픽셀(monopixel)’ 구조다. 기존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픽셀을 빨강(R)·초록(G)·파랑(B)으로 나눠 색을 만들지만, 모노픽셀은 픽셀 하나 전체가 스스로 색을 바꾸며 다양한 색을 표현한다. 이 방식은 픽셀을 나누지 않기 때문에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픽셀을 구현할 수 있어 해상도가 높아지고, 빛 손실이 줄어 더 선명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로 5×5 모노픽셀 배열을 제작해 성능을 검증했으며, 이때 색을 바꾸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매우 작은 수준(2.31 mJ)으로, 일반 LED 대비 최대 5.8배 이상 적은 전력으로도 색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외부 빛을 반사해 화면을 표현하는 반사형 디스플레이로, 주변 조명이 강할수록 오히려 더 잘 보이는 장점도 확인됐다.
향후 AR·VR용 초고해상도 근접형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웨어러블 기기, 야외 정보 표시 장치, 전자종이 등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영민 교수는 “이번 기술은 전기를 아주 조금만 사용해도 색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앞으로 디스플레이 구동 방식과 결합하면, 더 선명하고 전력 소모가 적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물론 다양한 광학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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