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의 울리히 지크문트 수석 후보(왼쪽)와 티노 크루팔라 공동대표가 당원들과 함께 출구조사 결과에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AfD, 옛 동독 주의회 선거 압승
이민자 추방 등 ‘강경책’ 내걸고
40% 넘겨…창당 후 최대 득표율
급진좌파와 연정 집권 가능성에
AfD 배척해온 메르츠 ‘시험대’
독일 극우 정당 독일대안당(AfD)이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40% 넘는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최초의 극우 주정부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작센안할트주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전날 선거의 예비 결과에서 AfD는 43.8%를 득표해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17.2%)을 제치고 제1당을 확정했다. 중도진보 사회민주당(SPD)은 9.3%, 녹색당 8.9%, 좌파당은 8.6%를 얻었다. 투표율은 77.8%로 집계돼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이 지역 주의회 선거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AfD는 주의회와 연방의회 선거를 통틀어 창당 이래 최대 득표율을 거뒀다. 직전 선거인 2021년(20.8%)보다 두 배 이상 득표율이 증가했다. 작센안할트 주총리 후보로 나선 울리히 지크문트는 “역사를 썼다”며 “베를린에 보내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운동에서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준 사람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라며 “그가 총리 관저에 있는 하루하루가 너무 길다”고 덧붙였다.
다만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해 단독 주정부 집권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AfD는 전체 83석 중 39석을 확보했고 CDU가 15석, SPD·녹색당·좌파당 각각 8석, 급진좌파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5석을 얻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단독정부 수립은 어렵더라도 연정 집권 가능성은 남아 있다. AfD와 연대 의사를 밝힌 BSW가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BSW는 의석 배분 최소 기준인 득표율 5.0%를 넘겨(5.3%) 원내 진입에 성공했으며, AfD와 의석수를 합치면 과반이 된다. 옛 동독 공산당의 후신 격인 BSW는 “극우와 협력하지 않는다”며 ‘방화벽’ 원칙을 세운 다른 정당과 달리 AfD와 협력 의사를 밝혀왔지만, 좌우 극단의 두 정당의 연정이 최종 성사될지는 불확실하다.
AfD는 불법체류자 추방, 망명 신청자에 노동 의무 부여, 우크라이나 피란민 지원 축소, 독일 국기 게양 등 애국 교육 강화 등 공약을 걸고 선거에 참여했다. 이민 강경책과 독일 민족 정체성 강화를 내세우는 AfD는 2013년 창당 후 한 번도 주정부 집권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 선거는 나치 패망 후 독일에서 처음으로 극우 성향 지방정부가 들어설 가능성 때문에 주목받았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큰 선거를 앞둔 유럽 국가들은 AfD의 약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AfD의 놀라운 성공은 극우의 추가 승전보를 예고하는 전조이자, 극우 정당의 승리 공식을 보여주는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전했다. AfD가 내세운 반이민·국수주의적 메시지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도 극우 세력의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이번 선거 결과가 유럽 민주주의 진영에 극우 대응 전략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극우 지지층을 끌어오기 위해 정책을 모방하거나, 반대로 완전히 고립시키는 방식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메르츠 총리와 중도보수 CDU도 고민에 직면하게 됐다. 당장 AfD와의 협력을 배제하는 이른바 ‘방화벽’ 원칙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AfD를 무조건 배척하면서 방향이 다른 정당의 손을 잡아야 했고, 이 때문에 지지자가 정책으로부터 소외되는 결과가 초래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방화벽에 대한 의견 차이로 CDU 내에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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