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방어적 경제안보 한계, 대체불가능 중요”…경제자문회의 포럼

이준 산업연구원 전략산업연구센터장은 “미국이 반도체·인공지능(AI)·우주항공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이준 센터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2차 전지가 “우리가 가진 경제안보 레버리지(지렛대)”라고...

“방어적 경제안보 한계, 대체불가능 중요”…경제자문회의 포럼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열린 K-경제안보 전략과 핵심과제 공개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중 패권 경쟁의 격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사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때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가 ‘K-경제안보 전략과 핵심과제’ 포럼을 열었다. 이재명 정부 대통령 직속 위원회 중 처음 연 포럼이다. 참석자들은 “방어적 경제안보 전략은 한계에 봉착했다”(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고 지적하며, 한국 산업의 “대체 불가능성”(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강조했다.

25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포럼에서 발제자들은 경제안보가 불안해진 한국의 상황을 진단했다. 이준 산업연구원 전략산업연구센터장은 “미국이 반도체·인공지능(AI)·우주항공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직면하는 경제안보는 요소수·납사(나프타) 같은 것들”이라며 “지켜야 할 전선이 너무 넓어 고달픈 상황”이라고 했다. 조병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석좌교수는 “과거 상호의존은 협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기반이었지만, 지금 탈자유주의 국제질서에선 경쟁과 압박을 전하는 통로”라고 했다.

김양희 교수는 경제안보가 중요해진 배경 중 하나를 ‘보호주의의 진영화’로 설명했다. 미국 단독으로 중국 봉쇄엔 한계가 있으니 미국이 우방국과 진영을 구축하고 있고, 그 여파로 한국 등이 중국 진영의 공급망을 잃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열린 K-경제안보 전략과 핵심과제 공개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병제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 “이제 과거처럼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하면서 전략적 모호성의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략적 선명성의 시대가 됐다”며 “‘대체 불가능성이 우리 경제안보의 새로운 개념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여러 첨단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 아니라 ‘한국이 아니면 안 된다’는 산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양희 교수는 경제안보 전략과 산업 정책은 아예 달라야 한다고도 했다.

조 교수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이란이 호르무즈라는 지정학적 병목을 틀어쥐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을 촉발해 미국의 공격을 방어하고 있는 것처럼 ‘기정학(기술이 결정한다는 신조어)적 병목’을 갖고 있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기정학적 병목 사례로 참석자들은 우선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지목했다. 이준 센터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2차 전지가 “우리가 가진 경제안보 레버리지(지렛대)”라고 했다. 그는 “이 네 개를 모두 잘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도 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반도체 전문가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의 주장도 주목받았다. 권 교수는 부가가치 중심의 국내총생산(GDP)이 아니라 AI, 에너지 역량 등이 결정하는 국내총지능(GDI·Gross Domestic Intelligence)이 중요하다며, 계산 결과 한국이 미국·중국에 이어 3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GDI를 경제안보 지표로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이런 강점은 ‘보호주의의 진영화’ 시대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김양희 교수는 진단했다. 김 교수는 “제조 강국이라는 포지션이 전략적으로 코로나19 시기 이후에 너무 중요해졌다”며 “어느 나라든지 지금 한국을 찾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등 대체불가능한 산업을 가진 한국이 이를 전략적 가치 강화에 활용할 여지가 오히려 커졌다는 뜻이다.

포럼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김 실장은 “중동에서 전개되는 상황은 보급로의 안전성과 에너지 공급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제 경제안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