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65% 폭증, 상승 종목 282개 그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4사가 거래대금 44% 차지
"1999년 닷컴 말기 재현…헬스케어·금융도 결국 탈락"
코스피지수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사진=Chat GPT
[비즈월드] 코스피가 7000선을 넘으며 역사적 고점을 새로 쓰는 이면에 시장 내부의 불균형을 짚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도체 대형주에 자금이 몰리는 동안 나머지 대다수 종목은 지수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8일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8조6504억원으로 전달 29조5507억원보다 64.6%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량은 94만7183주에서 78만9813주로 오히려 16.6% 줄었다. 더 많은 돈이 훨씬 적은 종목에 몰렸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 종목 수는 282개에 그쳤지만 하락 종목 수는 608개로 전달 상승 805개·하락 119개와 정반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는 4100선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고점을 갱신하고 있는 섹터는 전체 시장의 3분의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종목 집중도는 더 심각하다. 이달 4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거래대금은 39조3670억원, SK하이닉스는 35조1683억원이었다.
두 종목 합산만으로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38.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우·SK스퀘어까지 포함하면 4개 종목 비중은 43.9%로 올라간다.
전달 34.6%보다 9.3%p 높아진 수치다. 연초 대비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분 2585조원 가운데 삼성전자·삼성전자우·SK하이닉스 3사 증가분만 1587조원으로 전체의 61.4%에 이른다.
KB증권은 이처럼 소수 대형 우량주가 계속 오르고 개인 자금이 대량 유입되며 주도주로 쏠리는 현상이 버블 후기에 반복되는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인공지능(A)I 반도체·전력·우주 산업 중심 쏠림이 1929년 신기술 소비재 버블, 1971년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 1999년 닷컴버블 후기와 구조적으로 같다"고 말했다.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Jeremy Grantham)은 슈퍼버블 마지막 특징으로 시장의 지속적 폭 축소를 꼽는다.
닷컴버블 말기인 1999년에는 IT와 함께 시장을 이끌던 헬스케어·금융마저 주도주에서 탈락하고 오직 닷컴 주식만 급등했다.
기관 투자자도 소외되기보다 실적이 우량한 주도주와 함께 절벽으로 떨어지는 것을 선택했고 이러한 현상이 지금과 유사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최근 25거래일 만에 54% 급등해 2000년 닷컴버블 이후 최고의 25거래일 랠리를 기록했다.
당시 랠리는 버블 정점에서 나타난 뒤 2002년까지 지수가 80% 폭락하는 조정으로 이어졌다.
쏠림을 어떻게 볼지를 놓고 시장 의견이 갈린다. 버블을 경고하는 쪽에서는 빅쇼트 실제 인물로 알려진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최근
CNBC에 "1999~2000년 거품의 마지막 달에 도달한 느낌"이라고 말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5000 후반을 넘어갈 때부터 과열 우려가 있었고 반도체 외에도 증권사 등 여러 기업 실적 예상이 긍정적인 만큼 과한 우려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월드=김혜민 기자 / hm113@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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