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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뉴스1
SK하이닉스가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습니다. 고 전 위원장은 주총 이후 이사회를 거쳐 의장으로 선임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습니다. 고 전 위원장이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에 오를 경우,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두 곳 모두 금융위원장 출신이 이사회 의장을 맡는 구조가 됩니다.
고 전 위원장은 제28회 행정고시 합격 이후 금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입니다. 2021년 제8대 금융위원장을 지냈고, 2016년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맡으며 통화정책 경험도 쌓았습니다. 신 의장 역시 제20회 행정고시 수석 출신으로 제4대 금융위원장을 지낸 대표적인 금융 전문가입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금융 관료 출신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그만큼 산업에서 금융과 정책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근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각국 정부의 산업 개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금융·규제 이슈가 크게 늘어난 상황입니다. 상법 개정과 세제 변화 등 국내 정책 대응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제 반도체는 기술만으로 경쟁하는 산업이 아니라 정책과 규제, 금융 환경까지 함께 읽어야 하는 산업”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최근 ‘자본 경쟁’ 성격이 더욱 짙어지고 있습니다. 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에 수십조 원이 투입되는 등 투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자금 조달과 재무 리스크 관리 능력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과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금융 관료 출신이 이사회에서 전략적 판단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보조금 정책,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등으로 기업 경영이 정치·외교 변수와도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 판단을 넘어 정책·금융·규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의사 결정의 중요성이 커지는 배경입니다.
금융과 정책 경험을 두루 갖춘 두 회사의 이사회 수장이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전략적 판단으로 기업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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