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가 버팀목 역할…수출·설비투자·건설투자 모두 개선
반도체 등 IT 품목 수출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 호전, 실질 구매력 확대
제조업 성장 절반 이상 반도체가 기여…설비투자도 증가 전환
중동전쟁 영향은 1분기 제한적…2분기부터 물가·성장 변수로 작용 전망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반도체 초호황이 한국 경제를 강하게 끌어올렸다. 민간소비가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수출과 설비투자, 건설투자까지 일제히 살아나면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7%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가격 급등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7.5% 뛰며 1988년 이후 38년 만에 최고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의하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7%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높아졌다. 특히 생산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GDI는 전기 대비 7.5%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3% 늘었다.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을 보면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수출, 수입 모두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재화(의류등)가 늘어 전기대비 0.5% 증가했다(전년동기대비(이하같음) +2.6%).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1% 늘었다(+4.0%).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2.8% 증가했다(-1.4%).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 4.8% 증가했다 (+3.6%).
수출은 반도체 등 IT품목을 중심으로 5.1% 증가했으며 수입은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이 늘어 3.0% 증가했다(수출 +10.3%, 수입 +7.7%).
◆…(왼쪽부터) 이현영 지출국민소득팀장, 이동원 경제통계2국장, 서정석 국민소득총괄팀장, 이재진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2026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우리 경제가 생산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DI는 전기 대비 7.5%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 1.7%를 크게 상회했다. 실질 GD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3% 증가했다"라며 "1분기 7.5% GDI 증가율은 1988년 1분기 8.0% 이후 3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질 GDI 증가율이 실질 GDP 성장률을 크게 상회한 것은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되는 데 기인한다"라고 부연했다.
이 국장은 "1분기 성장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민간 소비가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 그다음에 반도체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소비의 경우에는 지난해 소비 쿠폰 지급 이후에도 작년 4분기, 올해 1분기 플러스 증가를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이 부분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라며 "설비 투자의 경우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투자를 중심으로 증가로 돌아섰고 건설 투자도 반도체 공장 증설, 신규 주택 착공 증가 영향으로 플러스 전환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반도체 업황이 좋을 거라고는 다들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좋아질 지는 초반에 예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반도체 두 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작년 연간 실적을 상회하거나 육박한 수준"이라며 "4월 7일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의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 전망치가 대폭 상향된 점도 작용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의 요인을 뽑는다면 건설 투자 부문인데 당초에 우려했던 것보다는 좋게 나온 측면이 있다"며 "민간 소비가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는데 성장률 자체, 증가율 자체는 높지 않지만 우리 경제의 5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만약에 작년 4분기나 올해 1분기에 마이너스로 안 좋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하면 성장률을 높이기는 어려웠다. 민간 소비가 성장률은 높지 않았지만 기본 베이스는 해줬다"고 평가했다.
이 국장은 "중동전쟁의 영향은 1분기에는 크지 않았다"라며 "전쟁이 2월 28일 발발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유입이 3월 하순까지 이어졌고 1분기 90일 중 실제 영향 기간은 열흘 정도이다. 본격적인 충격은 4월부터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동전쟁 영향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은 커졌고 성장의 하방 압력이 생겼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1분기 전쟁 영향은 크지 않았고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 것이냐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사실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OECD, IMF의 전망을 보더라도 그 방향성이 다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내수 측면에서 보면 분명히 유가가 오르면 국내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부정적 요인이 나타날 수 있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번에 실질 GDI 증가율이 상당폭 높게 나왔다. 기업들의 수출 가격이 상당폭 오른 데 기인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즉 기업의 영업이익이 커지면 그에 따라서 설비 투자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 기업의 실적이 크게 확대되면 임금도 상당히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기업의 영업 실적이 좋아지면 올해, 내년 법인세도 상당폭 늘어날 수 있다"라며 "결국 유가가 오르는 부정적 영향과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발생하는 플러스 요인이 어느 것이 클 것인가 따라 결정된다"라고 했다.
이어 "반도체를 제외한 성장 기여도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잠정치 발표 시점에 공개하겠다"라면서 "제조업 기준으로는 반도체가 성장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 약 55% 정도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단 대만은 IT 수출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3배 높다.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 퍼포먼스가 상당히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 국장은 "확실한 건 중동전쟁 발발 이후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민간 소비도 4월에 소비자 심리가 악화된 것은 있지만 지난주까지 신용카드라든지 모니터링을 해 본 결과 영향을 아직 받고 있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동 전쟁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커진 건 사실이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 2분기부터 정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라며 "부정적 효과와 긍정적 효과의 크기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누가 클 것인지에 따라 2분기, 연간 성장률이 결정될 것 같다. 2분기와 새로운 연간 성장률은 5월 통화정책 결정회의 때 말씀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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