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기반 수요를 바탕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기를 맞이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로 메모리 수요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그 수혜가 양사로 집중되고 있다. FETV는 AI 시대 반도체 산업 변화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업 구조, 전략, 투자 방향 등을 전반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FETV=이신형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보상 방식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 확대를 통해 전사 보상 강도를 높인 반면 삼성전자는 기존 성과급 산정 방식을 유지하는 가운데 보수 규모를 확대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양사는 지난해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로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영업익 43조6000억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47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역시 삼성전자가 잠정 기준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37조6130억원의 실적을 거두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에 준하는 실적을 1개 분기만에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올해 1분기 양사 실적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 같은 호황은 양사 보상 체계에도 반영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기존 기본금 1000% 수준의 지급 상한선을 폐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 합의를 통해 보상 구조를 대폭 손질했다. 이를 통해 성과가 조직 전반에 반영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실제 급여 증가 폭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된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직원 평균 급여는 1억8500만원으로 전년비 58.1% 증가했다. 미등기임원 평균 급여의 경우 9억2000만원으로 73.5% 늘었고 등기이사 평균 보수 역시 31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2.6%로 대폭 증가했다. 등기이사부터 일반 직원까지 전 직급에서 급여 상승 폭이 동시에 확대됐다.
지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1인 평균 급여액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반면 삼성전자는 기존 성과급 체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성과급 지급이 이뤄지며 보상 규모 인상이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EVA(경제적 부가가치)의 20%~2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며 사업부별 성과를 반영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평균 급여는 1억5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미등기임원 평균 급여는 7억4400만원으로 10.88% 증가했고 등기이사 평균 급여는 83억2000만원으로 44.79% 증가했다. 증가율은 낮지만 등기이사 보수 기준 절대 규모는 SK하이닉스를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직급별로 보면 양사 차이는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등기이사 중심 고액 보수 구조가 유지된 반면 미등기임원과 직원 보상 확대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성과급 확대를 기반으로 임원과 직원 전반의 보상 수준을 끌어올리며 성과를 조직 전체에 분산하는 구조를 보였다.
지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여 지급 총액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러한 양사의 보상 체계 차이는 사업 구조와도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HBM, D램 등 메모리 사업 중심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단기간 성과를 적극 반영하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세트 사업을 병행하는 구조 속에서 안정적인 보상 체계를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차이는 내부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최근 성과급 구조 개편을 요구하며 사측과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노조에 '영업익 10%+특별보상'을 담은 성과급 개편안을 제시했지만 결렬됐고 이번달 23일 평택사업장 앞에서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투쟁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향후 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에서 보상 체계 역시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성과를 얼마나 빠르게 보상에 반영하느냐에 따라 조직 내부 동력과 인재 확보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산업 특성상 대규모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과도한 성과급 확대는 중장기 투자 여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시장에서는 따라 투자와 성과 보상 간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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