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 미리 높게 쌓아야 충격 최소화할 수 있어”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국회의 추가경정예산 증액 요구와 관련해 “국채 발행을 전제로 한 증액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면서 재정 확대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박 장관은 9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추경은 ‘빚 없는 추경’을 원칙으로 설계됐다”며 “국회가 3조5천억원 증액을 요구하는데, 국채 발행을 해서 하라는 의미인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경 요건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심사해 결정해야 한다”며 재정 건전성을 우려했다.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증액안이 반영될 경우 전체 추경 규모는 30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면서도 박 장관은 추경의 신속한 집행 필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그는 “이번 중동 전쟁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미리 방파제를 단단하고 높게 쌓아야 부정적인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추경의 결정과 집행 시점에 따라 경제 효과가 달라진다”며 “이번 추경이 0.2~0.3%포인트의 경제 성장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들이 있는데 신속히 처리해 빨리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추경 재원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와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예산을 만들었다”며 “반도체 분야에서 14.8조 원, 증권거래세 등 주식시장 관련 세수로 10.3조 원을 확보해 총 25.1조 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피해를 받는 청년과 문화·관광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이번 추경에 그런 내용들이 반영된 것”이라며 전쟁과 직접 관련 없는 사업이 포함됐다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국회 처리 일정에 대해서는 “국회 10개 상임위원회가 소위원회를 가동해 증액·감액 심사를 마치면, 여야 합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차 추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동 전쟁이 얼마나 악화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너무 앞서 가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중동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더라도 공급망은 이미 흔들린 상태다. 원유 도입부터 정제·제품 생산까지 정상화에는 수개월이 걸린다”며, “지금은 방파제를 미리 높게 쌓아야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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