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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바다 뜨거워서, 양식장 산호 꺼내 옮겨 심었다"

멸종위기 산호를 살리기 위해 만든 바닷속 인공 보육장 수온이 뜨거워져 그곳에서 양식되던 산호들이 육상시설로 긴급 이송됐다. 해양생물을 살리기 위해 바다에서 꺼내야 하는 이 아이러니는, 기후위기가 바다 보호의 기본적인 원칙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멸종위기 산호를 살리기 위해 만든 바닷속 인공 보육장 수온이 뜨거워져 그곳에서 양식되던 산호들이 육상시설로 긴급 이송됐다. 해양생물을 살리기 위해 바다에서 꺼내야 하는 이 아이러니는, 기후위기가 바다 보호의 기본적인 원칙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사진은 세계 최대 산호군락 중 하나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 본지DB)/뉴스펭귄

지난 22일 미국의 한 해양 보육장에서 키우던 멸종위기 엘크혼 산호 30개 조각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육상 수조로 옮겨졌다. 해양 보육장은 산호를 증식한 뒤 훼손된 산호초에 다시 심기 위해 바닷속에서 키우는 시설이다.

최근 현지 수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산호에 열 스트레스 징후가 나타나자, 연구진이 일부 개체를 육상으로 긴급 이송했다. 복원을 위해 만든 바닷속 보육장조차 더는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이 조치는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 로젠스티엘 해양대기지구과학대학 연구진에 의해 이뤄졌다.

연구진이 우려한 것은 대규모 백화 현상이다. 백화는 산호가 고수온 스트레스로 몸속 공생조류를 잃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장기간 지속되면 먹이를 충분히 얻지 못해 결국 폐사할 수 있다.

이 조치는 기후위기로 산호 복원의 목표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서식지를 보전해 개체수를 유지하거나 산호를 많이 증식해 바다에 다시 심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이제는 더 뜨거워질 바다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는 시선이다.

연구진도 이송 과정에서 산호의 개체수보다 유전적 차이를 우선으로 고려했다. 같은 종이라도 어떤 개체는 고수온에, 어떤 개체는 질병이나 해양산성화에 더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시설에 다양한 유전형을 나눠 보존하면 한 곳이 피해를 보더라도 미래 복원에 필요한 유전적 다양성을 한꺼번에 잃을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번에 대피한 엘크혼 산호는 플로리다 산호초 생태계를 떠받치는 대표적인 핵심종이다. 사슴뿔처럼 뻗은 가지가 물고기와 다양한 해양생물의 은신처와 산란장을 제공하고, 거대한 산호초는 파도와 폭풍의 힘을 줄여 해안을 보호한다.

엘크혼 산호는 현재 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2023~2024년 해양폭염으로 플로리다키스의 야생 및 복원 엘크혼 산호 군락 가운데 89~100%가 폐사했다. 살아남은 개체도 수가 적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자연 번식이 어려운 '기능적 멸종(functionally extinct)' 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백화는 산호가 고수온 스트레스로 몸속 공생조류를 잃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산호 백화현상은 국내에서도 이슈다. 지난 2024년 제주 서귀포 연안에서 연산호 군체가 무너지고, 돌산호가 하얗게 변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후 제주 연안에서는 시민 조사를 통해 연산호 군체의 붕괴와 백화 등 이상 현상을 확인해 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등 연구 기관도 관련 현상을 보고서와 논문으로 기록하며 피해 원인과 변화 양상을 추적하고 있다.

일부 산호의 증식·복원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서식지외보전기관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는 살아 있는 산호를 육상시설에서 배양하고 개체 수를 늘리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증식·복원 기술이 확보되면 향후 자연 서식지에 다시 옮겨 심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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