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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밀물썰물] 느려진 KTX

경부고속철도의 필요성이 최초로 거론된 시기는 1973년 말이다. 1970년 7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얼마 안 됐지만,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은 서울~부산 간 수송 애로를 예상하고, 장기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밀물썰물] 느려진 KTX

경부고속철도의 필요성이 최초로 거론된 시기는 1973년 말이다. 1970년 7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얼마 안 됐지만,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은 서울~부산 간 수송 애로를 예상하고, 장기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경부축에 인구, 지역 생산, 교통량 등의 70%가 몰린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이후 정부는 1981년 6월 확정한 제4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에 서울~대전 간 고속전철건설계획을 반영했다. 하지만 이후 실질적인 사업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전두환 정부가 경제 호황으로 부동산 개발 수요가 폭발하자, 땅값 급등에 따른 물가 자극을 우려해 사회간접자본(SOC)의 신증설을 꺼렸기 때문이다.

반전은 1987년 12월 대선에서 시작됐다.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경부고속철도, 동서고속철도, 호남선 전철화 사업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정부는 1989년 고속전철 건설 계획을 수립했고, 1992년 6월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에서 경부고속철도 기공식을 열었다. 그러나 외환위기와 부실 공사 논란이 겹치며 1998년 완공 예정 시기를 6년 넘긴 2004년 4월 1일 개통했다. 프랑스, 독일, 일본, 스페인에 이어 세계 5번째로 고속열차 운행 국가가 된 것이다. 시속 300㎞의 압도적인 속도로 등장한 KTX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통합했다. KTX의 누적 이용객은 개통 22년을 맞은 지난 3월 말 기준 12억 30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 한 사람당 24번 이상 탄 셈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설계부터 제작까지 완전한 국내 기술력으로 고속열차를 만들어 운영한다. 이는 KTX-산천, KTX-이음, KTX-청룡으로 이어졌다. 2024년 우즈베키스탄에 국산 KTX 고속철을 처음 수출하며 수출국 반열에도 올랐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오는 KTX 열차의 운행 시간이 16년 새 더 늘어났다고 한다. 올해 1~8월 기준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부산행 KTX의 평균 소요 시간은 2시간 47분 58초였다. 동대구~부산 고속 구간이 완전히 개통됐던 2010년 2시간 38분 49초에 비해 9분 9초 길어졌다. 정차역과 운행 경로 확대, 승객 급증 등이 원인이다. 반면 선로 용량은 16년 새 그대로여서 변화 요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차역이 늘어나며 지역 주민들의 접근성이 좋아진 것은 다행이지만, 운행 시간은 길어진 것이다. 하지만 고속열차의 경쟁력은 속도다. 정부가 선로 확대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 고속철에 대한 승객 기대를 충족했으면 한다.

김상훈 논설위원 neato@

김상훈 논설위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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