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광주전남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실 제공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새 대표는 정부와의 당정 협력을 이끌고 차기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공천 혁신과 당원주권 강화, 지역 발전 전략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특히 전체 권리당원의 3분의 1가량이 집중된 호남은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다. 남도일보는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후보를 만나 전남광주 발전 구상과 개혁공천, 호남발전특위 성과, 6·3지방선거 공천 문제, 이재명 대통령과의 당정 관계 등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호남의 선택은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는지. 또 당원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제가 호남 사위인데 호남의 아들이 되고 싶다. 호남에 대해서는 제가 학생운동을 하면서도 5·18 광주 비디오를 봤고 또 학보사 기자로 86년 2박 3일 취재를 갔는데 구묘역에 전남대 의대생 열댓명이 울고 있더라. 저는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의대생들은 데모를 안 하는데 굉장히 신기했다. 지금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결혼도 강진 출신 아내를 만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호남에 스며들었다. 누구보다 호남에 대한 사랑이 있다.
특히 21대 대선에서 광주 전남 골목골목 공동선대위원장을 지원했다. 일부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도 있었지만, 관계없이 어떻게든 광주 전남에서 1%라도 투표율 득표율을 올려야 된다고 생각했다.
제가 그렇게 생각했던 계기는 영광 재보궐 선거다. 어려운 선거에 13번을 내려갔다. 대선 때도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때 제가 호남에 대해서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서 알게 됐던 것 같다. 제가 법사위원장을 하던 당시 전남의 한 노점상 80세 넘은 할머니께서 "너무 시원한 사이다"라고 하시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할 것이냐. 특검할 것이냐" 물으시더라. 호남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 생각하게 됐다.
호남 발전에 민주당과 나라가 해준 게 뭐냐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그래서 1년 전 전당대회에서 호남발전특위를 만들겠다 공약했고, 광주 송정-순천 전철화 50억, 광주 탄약고 이전 35억, 호남고속철 2단계 광주-목포 200억, KTX 증편 위한 변전소 100억, 목포역사 개량 50억, 무안 AX 클러스터 43억 등 35개 신규 사업을 특위 성과로 냈다. 정부 예산안에 없던 예산을 신규로 편성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호남 발전을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 이게 이재명 대통령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 따른다’는 국정 철학에도 맞다.
제가 지금 한 뿌리 정신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했던 민주당 의원과 지지층은 총단결해야 된다. 그리고 나서 다음에 당 밖으로는 범민주·진보 통합과 연대를 해야 된다.
민주당의 역사, 대한민국의 역사, 민주주의의 역사를 보면 그 뿌리에 해당되는 것이 호남이다. 80년 5·18이 없었으면 6월 항쟁도 없었고, 6월 항쟁이 없었으면 지금의 헌법이 없었고, 지금의 헌법이 없었으면 12·3 비상계엄 대란을 막을 수가 없었다.
민주당은 호남, 광주 5·18에 대한 그 정신의 뿌리가 거기에 있기 때문에 호남으로부터 인정받고 사랑을 받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고, 또 그렇게 인정을 받으면 기쁜 일이다.
-최근 전남·광주를 잇따라 방문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민심은 무엇인지.
▶호남뿐만 아니라 충청도를 가든, 강원도를 가든, 경상도를 가든 요즘 듣는 얘기는 똑같다. "아이고 대표님 오셨네. 요즘 많이 힘드시죠. 잘 견디세요. 잘 버티세요. 우리도 알 건 다 알아요" 그리고 우신다. 최근에 순천 아랫장을 갔는데 몇 분이 그렇게 얘기를 하면서 붙잡고 우시더라.
제가 힘들고 힘든 것은 차치하고, 저를 보는 분들이 힘들어하는 것에 대해서 더 미안하다. 여론조사는 이렇게 저렇게 나오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밑바닥 민심은 견고하고 변함이 없다. 그런 생각을 실제로 하게 됐다.
최근 광주 북구 당원대회에 갔다. 연세가 있는 여성분께서 "아이고 우리 강아지 왔네" 이러시더라. 한 식구라는 뜻의 굉장한 애정 표현이라고 들었다.
제가 법사위원장 할 때 잘했다는 평도 많이 받았다. "국민 법사위원장이다" 이런 평을 받았는데, 화순 고인돌전통시장에서 저한테 얘기하시더라. "민주당 맨날 어리버리하고 지기만 했는데, 이겨줘서 고맙다. 윤석열 물리쳐줘서 고맙다" (아마 지역민들이)민주당 하면 답답하고 그랬는데,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우리를 대변해서 우리 속을 속 시원하게 해줬다. 이거였던 것 같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린 특별강연회 ‘국민이 지킨 나라, 민주적 국민 정당’에 참여해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당대표가 되면 우선적으로 추진할 호남 공약과 정책은.
▶호남발전특위로 실제로 호남 발전의 결정적 계기는 마련돼 있는데, 이걸로 끝나면 안된다. 호남발전특위 때 광주·전남·전북의 발전 방향, 필요한 예산 등은 다 연구가 돼 있다. 2기를 다시 구성해 예산이 책정된 것은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아직 미반영된 프로젝트는 또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최근 국회에서 공동 주최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정책 토론회를 했다. 이게 정말 성공하려면 보통 물, 전력, 인력, 정주 시설 등이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다.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전기량의 58%가 여기에 투입된다고 한다. 한국전력을 하나 더 세워야 될 정도로. 물도 마찬가지다. 1만 2천 명 정도의 연구 인력이 필요하다. 이게 그냥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말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작은 국가를 하나 세울 정도의 각 분야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작은 나라를 건설하는 심정으로 세심히 신경쓰겠다. 2030년 양산 목표인 만큼 특별법 등 총력 지원을 빛의 속도로 해야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식정보화 혁명 시대를 잘 준비해서 우리가 그에 대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그 기반으로 지금 AI 혁명 시대를 우리가 맞이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같은 아주 똑똑하고 통찰력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있다는 것이 대한민국으로서는 큰 복이고 행복이다. 호남은 지금까지 민주주의의 성지이고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지역이었다면, 이제는 AI 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호남이 된다. 이게 핵심 포인트다.
민주화에 대한 기여뿐만 아니라 이제 대한민국 AI 혁명을 주도하는 전진기지, 선도적 역할을 하는 호남이 앞으로 그 위상을 떨치게 된다. 이 부분을 호남분들이 아셨으면 좋겠다. 전세계가 광주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 호남에 대해 특별히 ‘개혁 공천’을 강조했다. 호남은 선거 때마다 현역 교체 폭이 큰 지역이다 보니 지역 정치권의 영향력이 약화된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데 개혁 공천의 기준은 무엇인지.
▶전남광주에서 총선 때 국회의원을 찍고 나오면서 후회했다거나, 왜 야물게 못하느냐, 왜 서울에 가서는 목소리를 못 내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심지어 "왜 정청래처럼 못하는 거냐"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다. 제가 개혁 공천을 하겠다는 것은 호남 민심이 그러하니, 민심에 따라 많이 진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차원이다.
호남의 민심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국회에 진출했으면 좋겠다. 또 호남에도 훌륭한 신인 인사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분들이 공정한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물론 특히 광주 같은 경우도 초선하다가 물갈이되고, 초선하다가 물갈이되고 그런다. 그분들이 스스로 물갈이를 한 게 아니라 호남, 특히 광주 시민들이 그렇게 한 것이다. 개혁 공천은 오히려 초선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민심에 부합해 호남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재선도 하고 3선도 하면서 지도자로 커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차원이다.
-6·3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선출 등을 놓고 ‘깜깜이 경선’, ‘중앙당의 일방적 경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공평무사(公平無私)하게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많이 억울하다. 시민배심원제는 공천 룰이 1년 전에 정해지는 만큼 보통은 정해진 대로 해야 한다. 임박해서 룰을 변경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후보들 간 유불리도 생긴다.
만장일치로 모두 합의하면 가능하겠지만, 한쪽은 찬성하고 한쪽은 반대하면 기존 룰대로 갈 수밖에 없다.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 규칙을 바꾸는 것과 같다. 축구를 11명이 하다가 "우리 팀이 유리하니 12명이 하자"고 해도 한쪽이 반대하면 기존 룰대로 갈 수밖에 없다. 시민배심원제도 원래 시스템 공천 룰에 포함돼 있지 않았는데 한쪽이 요구했고 상대방이 반대했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
저는 1년 전부터 '노컷오프' 경선을 하겠다고 했다. 다만 중앙당은 광역단체장만 공천하게 돼 있고, 기초단체장 이하는 시·도당에서 한다. 그렇게 하라고 권유를 많이 했지만 시·도당에서 한 것도 결국 당대표 책임으로 돌아온 것이다.
3천 명이 넘는 사람을 공천하는데 그걸 다 알 수는 없다. 다만 재심을 신청하거나 공천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것은 모두 심사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은 경우도 있었는데, 그건 시·도당에서 한 일이었고 저는 그것까지 보고받지 못했다. 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관련) 2천300콜이 불통됐다는 문제도 있었다.
당시에는 몰랐고 나중에 사무총장에게 보고를 받았다. 2천300콜이 안 갔다고 해서 양측 대리인을 불러 다시 발송하기로 합의했고, 양쪽 모두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다시 2천300콜을 보냈고 700명 정도가 추가로 응답해 문제없이 끝난 것으로 보고받았다. 다른 주장들도 있지만 그 부분은 당시 조승래 사무총장이 여러 차례 설명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있다./뉴시스
-‘당정 엇박자’ 등 논란이 있었는데.
▶이건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최근 4~5년 동안 대통령과 가장 오랜 시간, 가장 깊은 대화를 한 사람이 저다. 저는 눈빛만 봐도 대통령 생각을 알 수 있다 얘기한 적도 있다. 대통령은 굉장히 똑똑한 분이고, 누가 당대표가 되든 잘 맞춰서 하실 분이다. 저는 대통령과 죽음의 사선을 넘은 동지이자 전우다. 2007년 정동영 대선캠프 때부터 함께해 20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왔고, 깊은 인간적인 신뢰도 있다. 최고위원을 하면서도 늘 말했지만, 내가 만난 정치인 중 나와 속도와 방향이 가장 일치하는 정치인이다.
이재명 대표 체제였기 때문에 제가 법사위원장을 할 수 있었다. 다른 대표였다면 법사위원장을 못 했을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저를 신뢰해 법사위원장을 맡겼고, 제가 역할을 잘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 탄핵소추위원이 돼 윤석열 파면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런 기본적인 신뢰가 있다. 대통령은 누가 당대표가 되든 잘 맞춰서 하실 분이다. 그런데 일부에서 나오는 우려는 지나친 악의적인 선전·선동이라고 생각한다. 1년 동안도 잘해왔는데 앞으로 못 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
호남에서 그런 염려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가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저를 패싱할 것이다, 대통령의 레임덕이 올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건 저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다. 대통령이 저를 패싱하겠다는 말이 어디 있나.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누가 당대표가 되든 대통령과 잘 호흡을 맞춰 잘할 것이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저는 지금까지 네 분의 대통령을 험담하거나 욕한 적이 없다. 또 저는 약속을 하면 상대방이 지키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다. 내가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스스로 가장 채찍질하는 사람이라 성격상 그렇게 못 산다.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과 끝까지 의리를 지킨 사람은 다름 아닌 정청래라고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지역민들한테 전하고 싶은 말은.
▶호남에 대한 저의 진정성과 사랑을 받아주셨으면 좋겠다. 강진 처가에 가면 항상 해남 대흥사를 들린다. 30~40번 아마 가장 많이 갔을 것이다. 저는 변함이 없는 사람이다. 중간에 뭘 바꾸는 것을 잘 못한다. 감옥에 갔다 온 뒤 지금 쓰는 것이 두 번째 지갑이다. 첫 번째 지갑은 매형이 정육점 사은품으로 준 것이었는데 29년 동안 썼다. 너무 헤져 더 이상 들고 다닐 수 없어 바꾼 것이다. 식당도 한 번 다니기 시작하면 계속 다니는 편이다. 저는 마음을 주면 쉽게 바꾸지 않는다.
민주주의에 대한 소명의식과 호남에 대한 생각은 1986년 이후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그것은 제 퍼스널리티이자 인생관이다. 광주와 5·18을 생각하며 혼자 눈물 흘리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제가 컷오프됐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아파트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가끔 눈물을 흘린다. 5·18을 생각하면 혼자 그런다. 집사람은 청승 떤다고 하지만, 너무 생각하고 너무 사랑하다 보면 감정이입이 돼 그런 일이 생긴다.
연애를 해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때가 있지 않나. 저에게 호남과 광주, 5·18이 그렇다. 저의 사랑을 받아주셨으면 좋겠다.
서울/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정청래 후보가 걸어온 길
-1965 충남 금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20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대위 e스포츠 위원장
-21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대위 광주전남 공동선대위원장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대통령(윤석열) 국회 탄핵소추위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대표
-제17·19·21·22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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