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미래 팬데믹에 대비한 감염병 대응 체계 고도화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고대의료원이 국내 대학 최대 규모의 BL3·ABL3 특수실험실을 열고 백신·치료제 개발 전주기 플랫폼 가동에 본격 나섰다.
기초연구와 임상, 산업화를 잇는 연구 기반에 민·관·학·연 협력축까지 더해지면서 감염병 대응 연구거점 구축이 한층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BL3 및 ABL3 현판 제막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 고대의료원
고대의료원이 지난 16일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 미래의학관 6층에서 BL3(Biosafety Level 3) 및 ABL3(Animal Biosafety Level 3) 특수실험실 현판 제막식을 개최하고, 이어 동화바이오관 7층 승명호홀에서 개소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확장 이전한 특수실험실은 기존 대비 약 2배 규모인 200평 안팎으로, 국내 대학 가운데 최대 수준의 생물안전 연구시설로, 고위험 병원체 연구를 비롯해 백신·치료제 개발, 감염병 기전 규명, 동물실험, 임상 연계 연구까지 수행할 수 있는 통합 연구 환경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시설 구축은 단순한 연구공간 확장을 넘어 백신 후보물질 발굴부터 효능 검증, 임상 연계로 이어지는 ‘백신개발 전주기 플랫폼’ 운영 기반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고대의료원은 안암·구로·안산병원 모두 상급종합병원이자 연구중심병원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증진료와 임상연구 역량을 축적해 온 만큼, 감염병 대응 분야에서도 기초와 임상을 잇는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대의료원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이번 BL3 및 ABL3 특수실험실 구축은 대한민국 감염병 대응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축적된 기초·임상 역량과 세계적 수준의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선도하고, 정부·연구기관·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국가 보건안보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고대의대 편성범 학장도 “이번 특수실험실 개소는 고대의대의 감염병 연구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전환점”이라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생물안전 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고위험병원체 연구와 백신·치료제 개발을 아우르며 차세대 감염병 연구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심포지엄에는 핀란드 질병관리청 미카 살미넨 청장, 대한민국 질병관리청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생명·의료전문위원회 류성호 위원장, 국제백인연구소 송만기 사무차장, 대한백시학회 장준 회장, 한국생물안전협회 장경수 회장, 세스코 전찬혁 회장 등 국내외 감염병·백신 분야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해 감염병에 대한 최신지견을 논의했다.
국립보건연구원 남재환 원장은 “지난 팬데믹을 통해 보건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그동안 고려대와 감염병 감시·대응, 백신 연구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온 만큼 이번 특수실험실 개소를 계기로 신·변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백신 개발 협력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세스코 전찬혁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고려대 의과대학 연구진과 함께 협력하며 감염병 대응 기술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왔다”며 “특수실험실은 산학 협력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앞으로도 고려대와 함께 감염병 대응을 위한 안전 공동체로서 국민과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핀란드 질병관리청 미카 살미넨 청장은 기조강연에서 ‘다음 팬데믹 대비 전략’을 주제로 팬데믹을 단순한 보건의료 차원을 넘어 국가와 사회 전반이 함께 대응해야 하는 복합적 위기로 규정하며, 조기 탐지 역량 강화와 연구 인프라 확충, 의료 자원 비축, 국가 간 협력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생물안전센터 박만성 센터장은 “BL3 및 ABL3 시설은 고위험 병원체를 안전하게 취급하기 위한 핵심 연구 기반”이라며 “향후 AI와 자동화 기반의 자율 실험실로 발전시켜 팬데믹 발생 시 100일, 200일 내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국가 정책에 부응하는 차세대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백신혁신센터 정희진 센터장은 “이번 특수실험실 확장 이전으로 백신 후보물질 발굴부터 효능 검증까지 이어지는 연구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범용 백신개발과 차세대 감염병 대응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 성과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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