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발표 후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란인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합의 소식에 국내 증시가 폭등했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7% 가까이 급등하며 6000선에 바짝 다가섰고, 코스닥도 5% 넘게 오르는 등 전방위적인 상승장이 펼쳐졌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7.56포인트(6.87%) 오른 5872.3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5804.70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5919.60까지 상승하며 59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53.12포인트(5.12%) 오른 1089.85로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강세를 보였다.
이번 급등은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함께 2주간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종전 협상 기대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 외인·기관 ‘쌍끌이’…개인 6조 매도 ‘역대 최대’
수급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4754억원, 기관은 2조6976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5조4031억원을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매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개인 순매도 규모도 5조985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개인이 매수 우위를 보였고 기관은 순매도에 나섰다. 장 초반에는 코스피200 선물 급등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환율도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3.6원 내린 1470.6원으로 마감하며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약세와 외국인 주식 매수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 삼성전자 7%·SK하이닉스 13%…‘100만 닉스’ 복귀
대형 반도체주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7.12% 오른 21만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12.77% 급등한 103만3000원으로 ‘100만 닉스’를 회복했다.
두 기업 시가총액 합계는 1982조3053억원으로 코스피 전체의 40.98%를 차지하며 역대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이 밖에 현대차(7.40%), SK스퀘어(15.83%), 두산에너빌리티(6.64%) 등 주요 종목이 상승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0.61%), 한화에어로스페이스(-3.45%) 등 일부 종목은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건설(19.38%), 증권(10.15%), 전기·가스(8.65%) 등 대부분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 “종전 기대 반영”…리스크 해소에 시장 반응 확대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가 빠르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긴장 고조로 이어졌던 유가 상승과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급격히 회복됐다는 평가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대면 협상 일정과 장소, JD 밴스 부통령과 재러드 쿠슈너 등 참석자들이 구체화되면서 실질적인 종전 협상에 기대심리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금융시장은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급등 국면에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아온 상황인 만큼, 반전의 강도도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휴전에도 불구하고 중동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점은 변수로 남아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은 중단했지만 헤즈볼라와의 전투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불확실성은 여전히 잔존하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기대감이 시장을 끌어올렸지만, 향후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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