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6년 당신의 직업은 안전합니까]현직 개발자 10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2036년 양극화된 개발자의 모습을 상상해 그린 생성형 AI 이미지이 기사는 국내외 현직 개발자 10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인 2036년 개발자의 모습을 소설로 재구성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실제 인터뷰한 내용은 별도의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2036년 3월 8일 밤 10시 13분. 사회관계망 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연봉 2억’ ‘코딩’이 상위권 검색어에 올랐다. 발단은 한 게시글이었다.[나강남 @gangnamsalja·22시급구: AI 기획자(구 개발자) 모십니다. 코딩 인플루언서 우대. 연봉 2억+a. 단, 코딩만 할 줄 아는 분은 사절.]지난주 해고 통보를 받은 10년 차 프로그래머 김개발(39)은 눈을 질끈 감았다. ‘나강남’. 익숙한 이름이었다. 대학 시절 코드 하나 스스로 못 짜서 자신에게 밥을 사며 과제를 전부 베껴가던 모습이 떠올랐다. 김개발은 당시 나강남을 내심 비웃었다. “저렇게 겉멋만 들어서 살아남겠나. 개발자는 코드를 예쁘게 짤 줄 아는 게 우선이지.”김개발은 코딩 실력 하나만 믿고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국책 금융기관 IT 부서에 입사했다. 선배들은 말했다. “여긴 국가 보안망이라 AI 절대 못 들어와. 넌 정년까지 얌전히 코딩만 잘하면 된다.” 그러나 정부가 ‘AI 혁신행정’을 선포하며 국가 보안을 위해 막아둔 망을 푼 순간 지옥이 펼쳐졌다. 폐쇄망 안에서 수동 점검을 하던 김개발의 업무는 비효율의 극치로 분류됐다. 그는 하루아침에 책상을 빼야 했다.해고보다 비참한 건 고용센터지부의 통보였다.[안내] 귀하의 직무 ‘소프트웨어 개발자·코더(Coder)’는 지난해 고용노동부 직업 개편에 따라 자동화 대체 직군으로 분류됐습니다. 이에 따라 실업급여 지급액이 70% 삭감됩니다.삼성전자와 ‘네카라쿠배’마저 신입 개발자 공채를 폐지한 세상에서 김개발에게 남은 구명줄은 나강남의 공고뿐이었다. 그는 휴대폰 연락처에서 나강남 이름을 뒤적였다.같은 시각, 나강남은 엑스 게시글 몇 개로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었다. 팔로워 180만명을 거느린 1인 개발자 나강남은 더이상 자신을 ‘개발자’라 부르지 않았다. 질문을 던지고, 솔루션을 도출하는 기획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데이터는 물론 실시간 학군 입지, 대출 금리, 커뮤니티 언어 감성 분석까지 전부 결합해 ‘맞춤형 생애주기 부동산 보고서’를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했다.나강남은 코드 한 줄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 대신 클로드 10.0에 이렇게 주문했다. “강남 3구 최근 10년간 거래 패턴에서 전세가율 60% 붕괴·회복 구간 비교해줘. 학군 변수 가중치 1.3 적용.” 정확히 1분 뒤 대시보드에는 그래프와 해석 문장 초안이 완성됐다. 그는 즉시 엑스에 예고성 게시글을 올렸다. “50억원으로 강남 입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앞으로 10년 뒤 후회 안 할 자신 있나요?”‘나강남’과 같은 부류는 많았다. 정치권 킹메이커라 불리는 ‘나여의도’는 소셜 미디어 키워드 분석을 실시간 단위로 예측하며 여론조사 기관들을 차례로 파산시켰다. 서초동 고인물 ‘나판사’는 역대 판례 50만건과 실시간 커뮤니티 분노지수를 결합해 ‘형량 감경 로직’을 판매했다. 신종 직업 ‘코딩 인플루언서’로 분류되는 이들은 코딩 실력이 아닌 도파민성 질문과 프롬프트로 세상을 움직이는 자들이었다.김개발은 비집고 나오는 자존심을 억누르며 신논현 인근 나강남의 오피스 초인종을 눌렀다.나강남은용수철처럼 튀어나오며 김개발을 반갑게 맞았다.“아니, 이게 누구야. 김개발…. 야, 너 한국은행에서 보안 일하다 잘렸다며?” 나강남은 낄낄거리며 문을 열어주었다.나강남의 오피스는 흡사 방송국 스튜디오와 같았다. “마실거지?” 김개발이 뭐라고 대답도 하기 전에 나강남은 깨끗한 대리석으로 단장한 주방 선반에서 위스키 한 병을 꺼내 들었다.김개발은 울고 싶었다. 대학 때 부동산 임장이나 다니던 나강남에게 일감을 구걸하러 오다니. 할 말이 없어진 김개발은 술만 연거푸 마셨다. 나강남은 아무 말 없이 잔을 따라주었다. 뜨거운 술이 잘만 들어갔다. 취기와 함께 슬슬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자식이 누구 덕분에 졸업했는데.“2억.”“2억, 뭐.” 나강남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했다.“연봉 2억 말이야. 진짜냐고. 나 실업급여 70%나 깎였어. 뭔 말인지 알지.”김개발이 ‘나 좀 써줘’를 입 밖에 내려던 찰나, 나강남은 김개발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나라가 밥 먹여주는 줄 알았냐. 여하간 알아들었어. 잘 찾아왔어.”나강남은 김개발이 한은에서 굴렀던 경력이라면 2억원 아닌 20억원도 벌 수 있다고 했다. ‘나분당’ ‘나판교’ 등 본인을 따라 등장한 아류작들이 많으니 ‘나용인’으로 데뷔하라는 조언도 뒤따랐다. 대학 시절 김개발 덕분에 졸업장은 간신히 딸 수 있었다는 인사치레도 이어졌다.“나 근데 한은 아니야.” “그냥 그렇다고 쳐.”신논현의 저녁은 그렇게 저물었다. 이틀 뒤, 새벽을 깨우는 X의 알림 신호가 울렸다.[나강남 @gangnamsalja·06시신규 영입: 한은 출신 ‘나용인’. 다음 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분석 대출금리 리포트 공개합니다. 정부 통계보다 6개월 빠릅니다.]삭감된 실업급여 몇 푼에 벌벌 떨던 김개발은 나강남 로직 위에서 단숨에 시장의 권력자로 부상했다. 2036년 전통적인 의미의 개발자는 죽었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을 코드로 엮어내는 코딩 인플루언서들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미래 시나리오] 30대 김개발씨의 ‘코딩 인플루언서’ 전직기
삼성전자와 ‘네카라쿠배’마저 신입 개발자 공채를 폐지한 세상에서 김개발에게 남은 구명줄은 나강남의 공고뿐이었다. 그는 휴대폰 연락처에서 나강남 이름을 뒤적였다. 같은 시각, 나강남은 엑스 게시글 몇 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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