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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국도 로마처럼 무릎 꿇어”…‘승전 프레임’ 내세우는 이란

“로마인들의 생각에 로마는 이론의 여지 없이 세계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란인들은 그 환상을 산산조각 냈다.”

“미국도 로마처럼 무릎 꿇어”…‘승전 프레임’ 내세우는 이란

외교부 대변인, SNS서 승리 선전

전문가들 “실상은 승자 없는 게임”

고대 페르시아 황제에게 무릎 꿇은 로마 황제 부조와 이란 지도를 합성한 이미지. 이란 외교부 대변인 엑스 갈무리

“로마인들의 생각에 로마는 이론의 여지 없이 세계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란인들은 그 환상을 산산조각 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23일(현지시간)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SNS에 의미심장한 글귀를 올렸다. 고대 페르시아 황제 앞에 무릎 꿇은 로마 황제의 모습이 담긴 부조 이미지와 함께였다. 페르시아를 이란에, 로마를 미국에 빗대 자국의 승리를 강조한 것이다.

양국의 종전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란이 ‘미국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프레임을 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실제로 협상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뒀는지는 최종 조건이 공개돼야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이란이 결과를 승리로 포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24일 지적했다.

전쟁 발발 3개월이 되어가는 지금, 미국이 전쟁을 통해 얻은 것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비핵화와 정권 교체, 이란에 의한 역내 위협 제거 등을 공언하며 공격을 감행했지만 실현된 건 없다. 이란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고, 신정 체제 역시 건재하다.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세력이나 핵 개발도 그대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거의 모든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전략적으로는 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전문 매체 암와즈의 모하마드 알리 샤바니 편집장도 “이란은 미국과 전쟁을 해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세계 경제에 엄청난 피해와 혼란을 야기해 결국 미국이 협상에 나서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고 NYT에 말했다.

다만 이란이 입은 타격도 만만치 않다. 핵심 군사 시설은 물론 경제를 지탱하던 석유나 철강 관련 인프라도 큰 피해를 입었다. 국제 제재로 심각했던 경제난은 한층 악화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문제 선임분석가인 알리 바에즈는 “이 상황은 이미 양측 모두에 손해인 게임이 됐다”며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어느 한쪽이 진정한 승자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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