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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물로 짓는 에너지 농사, 마을이 선택한 수상태양광

이미 네이버 등 글로벌 기업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해 탄소중립 경쟁력을 지원 중이며, 한강과 대청댐의 물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히는 '수열 에너지'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댐 주변...

물로 짓는 에너지 농사, 마을이 선택한 수상태양광

[기후위기, 물에서 대안 찾다] (下)

산림 훼손 없이 전력 생산…에너지 안보·수질 보존 동시 해결

임하댐 주민참여형 모델…2700가구 222억 원 '에너지 연금'

교차발전으로 송전 병목 해소…RE100·데이터센터까지 확장

경북 안동 임하댐 수상태양광.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압박 속에 탄소를 줄이는 '에너지 전환'은 깨끗한 물 유지를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 됐다.

9일 기후환경에너지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댐과 하천의 수온을 상승시켜 녹조 등 수질 악화를 초래한다. 오염된 물을 정화하고 뜨거워진 수온을 식히는 과정에서 다시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는 '기후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다. 결국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에너지 대전환 없이는 상수원 보호라는 물 환경의 기본권조차 유지하기 어렵다.

문제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부지 확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림 훼손이 또 다른 탄소 흡수원 파괴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에너지 안보와 수질 보존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낼 핵심 대안이 바로 '수상태양광'이다. 국토의 70%가 산지인 국내 여건상 산림 파괴 없이 유휴 수면을 활용해 대규모 청정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약 4.3%를 운영하며 '물 에너지 대전환'을 이끄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수상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경북 안동 임하댐 수면을 수놓은 거대한 '물빛 꽃'은 수자원공사가 도출한 기후위기 해법의 상징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성지이자 임하댐이 위치한 안동의 정체성을 담아 8만여 장의 패널로 15송이의 무궁화와 태극기를 형상화했다.

경북 안동 임하댐 수상태양광.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국내 최초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인 이곳은 탄소중립 노력이 지역의 실질적인 소득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여실히 증명한다. 축구장 75개 면적에 달하는 대규모 시설임에도 주민들이 마을협동조합을 통해 직접 투자하고 수익을 나누는 '주민참여형 모델'을 안착시켜, 과거 일방적인 보상금을 두고 벌어졌던 갈등의 고리를 끊어냈다.

임동면과 임하면 2700여 가구는 향후 20년간 약 222억 원 규모의 수익을 공유하며, 국가적 과제인 탄소중립을 안정적인 '에너지 연금'으로 향유하게 됐다.

기술적 도약도 눈부시다.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협력해 도입한 '교차발전'은 서로 다른 두 에너지원이 하나의 송전로를 시간대별로 나누어 쓰는 '에너지 공유 경제'의 정수다.

일조량이 풍부한 낮에는 수상태양광이 전력을 우선 보내고, 해가 진 야간이나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수력이 전기를 생산해 선로 이용률을 극대화한다.

신규 송전로 건설 없이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해 재생에너지 확대의 최대 난제인 '송전망 부족'과 '접속 병목' 현상을 동시에 해결했다.

실제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당초 2031년에나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교차발전 도입으로 상업운전 시기를 6년 앞당겨 2025년 가동을 시작했다.

안동시 전체 가구의 4분의 1이 5년간 쓸 수 있는 전력(약 308GWh)을 대기 없이 즉시 공급하는 획기적인 성과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가 경북 안동 임하댐 수상태양광 경관조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산업계 RE100 이행 측면에서도 수상태양광의 가치는 독보적이다.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확보가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수상태양광은 대규모 전력 수요를 감당할 핵심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는 물과 인접한 입지 특성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등 대형 전력 소비 시설과 연계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 등 글로벌 기업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해 탄소중립 경쟁력을 지원 중이며, 한강과 대청댐의 물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히는 '수열 에너지'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댐 주변 지역과 협의를 통해 주민참여형 수상태양광을 17개소로 확대한다는 계획은 에너지 안보와 지역 상생을 동시에 실현하겠다는 수자원공사의 의지를 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수상태양광은 물관리 노하우와 에너지 기술이 결합한 기후위기 시대의 최적화된 해법"이라며, "물에서 시작된 에너지가 주민 소득이 되고 국가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완성해 에너지 대전환의 퍼스트 무버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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